서비스 로봇은 사람들의 생활공간에서 사람들을 도와주는 로봇이다. 바닥 청소 로봇, 실내외 배달 로봇, 공항이나 박물관 안내 로봇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전통적인 산업용 제조 로봇이 공장에 설치되어 운영되며 전문 기술자에 의해 조작되는 반면, 서비스 로봇은 기능과 운영되는 공간이 다양하며 사용자도 전문 기술이 없는 일반인이다. 시범적으로 도입되던 서비스 로봇이 급부상하게 된 계기는 코로나19 사태다. 2020년 세계적으로 대유행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감염 위험이 없으며 비대면 서비스에 적합한 서비스 로봇에 대한 수요가 폭발한 것이다. 특히 방역과 배송 분야에서 활약상이 크다.
서비스 로봇을 디자인할 때 일반 사람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지향적인 디자인이 요구된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이 로봇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로봇에 의인화된 디자인을 적용하기도 한다. 의인화된 디자인이란 로봇의 외형, 표정, 행동, 음성 등에 인간을 모방한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이다. 의인화된 디자인은 제품 수용성, 신뢰도, 사용만족도 등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하지만 로봇 외형이 사람과 지나치게 흡사하면 오히려 불쾌감을 형성하기도 하고 로봇의 목적과 사용 맥락에 따라 의인화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므로 특수성을 반영해 디자인해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서빙 로봇을 중심으로 로봇 외형과 음성 에이전트의 의인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로봇 외형 및 음성 에이전트의 의인화 수준에 따라 로봇에 대한 사용자 평가에 차이가 있을까? 이에 답하기 위해 실험 및 설문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로봇 외형과 음성 에이전트를 독립 변인으로 하는 가설을 설정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2x2 요인 설계로 온라인 실험과 설문을 진행했다. 로봇 외형은 인간형과 기계형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음성 에이전트는 Haslam의 인간적 본성 개념을 사용하여 높은 인간적 본성과 낮은 인간성 본성에 해당하는 발화 내용을 디자인해 비교했다. 이에 따라 로봇에 대한 호감도, 사용자 경험, 레스토랑 이용 의도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20, 30대 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를 다변량 분산분석(MANOVA)을 통해 분석했다. 추가로 설문 응답자 중 6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수행했다.
다변량 분산분석 결과 로봇 외형에 따라 평가 결과에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반면에 음성 에이전트는 높은 인간적 본성의 음성 에이전트가 반대의 경우보다 호감도, 사용자 경험, 레스토랑 이용 의도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층 인터뷰를 통해서는 안정감 있는 디자인과 로봇과 대화할 때 바라볼 수 있는 디자인 요소에 대한 요구를 발견했으며 인간을 닮은 서비스 로봇에 대한 우려와 거부감이 일각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변량 분산분석 및 심층 인터뷰 결과를 종합하여 서빙 로봇을 디자인할 때 참고할 수 있는 네 가지 디자인 요점을 도출했다. 첫째, 서빙 로봇의 외형은 사람을 닮기보다는 캐릭터나 동물을 닮게 해서 귀여운 인상을 주거나 기능에 충실하게 디자인하는 편이 낫다. 둘째, 서빙 로봇의 외형은 높지 않은 높이 등으로 안정감을 줘야 한다. 셋째, 사람이 로봇에게 말할 때 로봇 눈과 같이 시선이 향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서빙 로봇의 음성 에이전트를 디자인할 때 인간적 본성을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 연구를 통해서 서빙 로봇에서 의인화된 로봇 외형과 음성 에이전트의 효과를 확인했으며 이밖에 디자인 시 반영해야 할 사항을 정리했다. 또한, 서비스 로봇을 디자인할 때 개별적인 로봇의 목적과 사용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다. 물품 운반과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수행하는 서빙 로봇은 서비스 로봇 중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이다. 본 연구에서 도출한 디자인 제언이 앞으로 현장에서 서빙 로봇을 디자인하는 데와 후속연구에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