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김이익이 남긴 60수의 유배시조를 대상으로 그의 작품 세계와 시조사적 의미를 고찰하였다.
I장에서는 연구사 검토를 통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따라 연구목적을 정하였다. 김이익 유배시조 연구는 기득권 사대부로서 가지는 계급적 정체성을 주로 설명하여 해석되어 왔기 때문에 그 범주에 포함되지 못하는 작품의 다기한 모습들은 논의되지 않거나 왜곡되어 이해된 경향이 있었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작가와 시공간으로 시선을 확장하고 작품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유배의 공간을 인식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학적 지향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였다.
II장에서는 김이익의 생애 속 안동 김문으로서 현실 인식과 정치적 상황, 유배 공간을 더욱 정밀하게 따져보고, 작품 창작의 동인이 되는 외부적 사건의 흐름을 차례로 따라가 김이익이 만들어내는 창작의 맥락을 치밀하게 재구성하였다.
III장에서는 사회적 배경과 유배의 체험을 바탕으로 유배시조를 '당위적 이상의 표출'과 '체험적 현실의 표출'이라는 두 가지의 특성으로 나누어 내용을 분류·고찰하였다. 첫번째, '당위적 이상의 형상화'는 그 의식을 드러내는 방식에 따라 '임금을 향한 연군의식', '부정한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 '유배 현실의 속 소명의식'으로 분류하여 특성을 살피었다. 두 번째, '체험적 현실의 형상화'에서는 '유배 환경과 과거사 술회', '독서와 권학의 소회'로 분류하여 특성을 살피었다.
IV장에서는 지금까지 논한 바를 바탕으로 이성 유배시조와 금갑도 유배시조를 비교하고 18세기 유배시조의 흐름 속에서 김이익의 위치를 정립하였다. 18세기 유배시조는 자신의 당위성을 표출하기도 하나, 가족애, 귀향, 효와 같은 사적이고 개인적인 모습 역시 나타난다. 이러한 18세기 경화사족 시조의 흐름 속에서 김이익의 유배시조에서는 당위적 이상과 유배체험 모두를 시조 속에 형상화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