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CPTED) 이론을 토대로 주거밀집구역 가로환경에서 범죄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이를 위하여 경찰청의 범죄 발생 현황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치안범죄 발생현황지도를 종속변수로 사용하였으며, 선행연구를 고찰하여 범죄 발생과 영향 관계가 있다고 판단된 환경요인을 독립변수로 설정하였다. 설정한 변수는 공공데이터와 현장조사로 수집 후 다중선형회귀분석을 시행하여 어떠한 환경요인이 범죄발생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지 알아보았다. 분석 대상지는 국내 주거밀집구역 환경을 대표할 수 있는 환경 특성을 보인 서울특별시 관악구 A동과 B동으로 설정하였다.
분석결과, A동과 B동은 각기 다른 회귀모형이 도출되었으나 물리적 환경 변수에서는 주로 가시성을 저해하는 요소가 양(+)의 영향을 미쳤다. A동에서 범죄 발생에 유의한 영향을 끼친 물리적 환경은 지상 주차장의 개수, 필로티형 주차장의 개수, 주류판매식당의 개수였다. B동에서 범죄발생에 유의한 영향을 끼친 물리적 환경은 CCTV, 시야 방해물, 은폐공간, 복잡도, 개방형 계단이었다. 여기서 지상 주차장, 필로티형 주차장, 시야 방해물, 복잡도, 은폐공간은 모두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쉬운 속성을 띄고 있다. 이는 자연적 감시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어려운 물리적 환경이 범죄 발생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사회·경제적 환경에서는 A동에서 주 이용도로와 주류판매식당이 유의한 영향을 끼쳤으며 인적 환경에서는 평일 새벽 상존인구가 A, B동 모두 음(-)의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결과는 주로 상업지역 주변 가로에서 발생하는 취객에 의한 사건이 반영되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조사한 인적 환경에서는 평일 새벽 상존인구를 제외하고 A동과 B동이 공통된 영향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인적 환경과 범죄 간의 영향 관계를 명확히 파악하려면 각 대상지의 인적 환경 특성을 더 구체적으로 조사 및 분석할 필요가 있다.
공공환경은 다양한 요소와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환경 개선 시 어떠한 요소를 우선순위로 둘지 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범죄발생에 대한 영향력이 높은 순서로 환경요인을 그래프로 표현하여 먼저 개선하여야 할 점이 어떤 것인지 정리하였다. 영향력에 따라 환경요인의 위계를 정리한 결과, 물리적 환경의 주요한 요인은 주차시설, 시야 방해물, 은폐공간 등 자연적 감시 원리와 관련한 요소가 가장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향후 실제 환경에 CPTED를 도입할 시에는 은닉공간을 형성하거나 가시성이 떨어져 범죄 두려움을 유발하는 환경을 우선으로 개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연구의 의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이 연구는 CPTED가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주거밀집구역에서 어떠한 환경요소가 범죄 발생에 높은 확률로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았다. 둘째,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공공환경에 범죄예방디자인을 도입할 시 우선시 되어야 하는 디자인 요소를 제시하였다. 셋째로 연구의 범위가 미시적 단위이나, 사회·경제적 환경과 인적 환경을 반영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는 점에서 선행연구와 차이가 있다. 연구자는 본 연구의 결과가 CPTED 원리를 환경에 적용할 시 우선 고려되어야 할 사항을 결정하는 데 실증적 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