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타로(Tarot)의 문화사를 시대적 흐름에 따라 기술하고 타로와 상징체계 의미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어떻게 변화 발전되어 현대에 사용되고 있는지 그 변천과정과 특징을 비교 연구하는 데 첫 번째 목적을 두었다. 이를 통해 타로 상담가들의 상징에 대한 임의적, 자의적인 해석을 줄이고, 타로해석의 중심이 되는 배열법을 수집 분석하여 대중들에게 타로의 정확도와 신뢰도 높은 상담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데 두 번째 목적을 둔다.
실증을 통한 과학적 조사와 확실한 합리주의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현대사회에서 타로(Tarot)는 단순히 운명을 예언하는 비합리적 점술 도구로 여겨지거나, 혹은 그저 재미로 보고 만담을 즐기는 놀이문화 정도로 잘못 이해되곤 한다. 이러한 이유로 타로라는 영역과 이론을 세밀하게 연구한다거나 그 역사를 추적하고 검토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더욱이 국내에서는 타로가 유입된 시기가 30여 년밖에 되지 않았고 본격적으로 정착하거나 전문적 논의가 이루어진 것은 더 짧은 까닭에 타로에 대한 문화적 학술적 입장에서의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타로를 활용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미지의 상징성과 타로를 사용하는 패턴과 이론은 타로가 발생하고 변화한 문화사적 맥락과 연계하여 보아야만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현대의 타로와 유사하며 가장 오래된 클래식 타로는 이탈리아의 '비스콘티(Visconti) 타로'인데 비스콘티 가문에서 결혼을 축하하며 제작되었고 4장의 카드가 빠져있긴 하지만, 보존 상태가 양호하게 보관되어 있다. 한편 그 구성 체계는 일반 타로와 조금 다르지만, 현대 타로의 마이너 아르카나에 영향을 준 '솔라 부스카 타로'(1491)도 클래식 타로의 중요한 역사적 기원에 포함된다. 그 후 1650년에 이르러서 목판 인쇄로 제작하고 손으로 채색을 한 대량생산형 타로가 출현하게 되는데 이것이 클래식 타로의 대표격이라 불리는 '마르세유(Marseille) 타로'이다. 시간이 흐르고 모던 타로의 대표격인 웨이트(Waite) 타로가 처음 세상에 등장한 것은 1909년인데, 그 중간에 앙트안 쿠르드 제블랭, 장 밥티스트 알리에트, 엘리파스 레비, 오스왈드 워스, 제라르 엔카우스 등을 통해 깊이 있는 타로 연구가 선행적으로 이어져 내려왔다. 하지만 특히 골든던(Golden Dawn)이라는 신비주의와 의식마술에 전념했던 비밀조직에서 타로 연구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선행되었기에 그 결과물로서 웨이트 타로가 세상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골든던 멤버들은 세상의 구조와 순환의 원리를 카발라 사상의 '세피로트'를 가지고 설명하였는데 '생명의 나무'라고도 불리는 세피로트 도식은 10개의 세피라와 22개의 패스로 이루어져 있고, 타로 카드 78장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세피로트에 매칭되어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후 골든던 멤버였던 아서 에드워드 웨이트와 알리스터 크로울리가 각각 '웨이트(Waite) 타로'와 '토트(Thoth) 타로'를 세상에 선보이면서 모던 타로의 모체가 되었고 타로 문화의 새 장이 열렸다.
이와 같은 타로의 역사 연구를 통해 우리는 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마르세유 타로와 웨이트 타로가 같은 표제의 카드에 왜 서로 다른 이미지와 상징성을 가졌는지, 왜 8번과 11번 카드는 그 순서가 바뀌어 있는 것인지, 카드해석에 정방향과 역방향을 구분하여 사용한 것은 언제부터인지 등 다양한 의문점들을 역사적 이유를 통해 찾아볼 수 있었다. 또, 카드에 담긴 이미지의 상징성을 시대순으로 비교하고 해당 카드에 왜 그 이미지 상징이 그려지게 되었는지를 역사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은 상징에 대한 임의적, 자의적 해석을 피하고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그리고 타로 해석법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카드 배열법이 현대에서 재창출되고 귀납적으로 대중의 동의를 얻어가며 정착되었음을 알 수 있었는데, 이 배열법들을 활용한 실제 상담사례들을 분석해봄으로써 직장문제, 진로문제, 사업문제, 애정문제, 입시문제 등 내담자들의 다양한 의문점과 질문에 대하여 효율적인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타로에 대한 역사적 연구 및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는 외국에서는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나 국내에는 아직까지 많이 진행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번 조사와 연구를 통해 타로라는 문화와 상담방법에 대한 내용이 국내에 더욱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후속 연구가 계속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