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은 엄마, 아빠뿐만 아니라 전체 가족들에게 큰 기쁨의 시기이지만, 산모들에게는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특히 임신과 출산에 따른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산모들은 감정이 심하게 변화되고 우울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많은 산모들이 산후우울을 겪게 된다. 산후우울은 불안, 수면장애, 자존감 저하 등 산모 개인의 건강에도 문제를 일으키지만, 부부관계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산후우울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굉장히 시급하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보급되어 시행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출산 전 임산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태교나 요가 등의 프로그램이나 출산 후 산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유수유, 아기 돌보기 등으로 산모의 건강에 대한 교육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토대로 산후우울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이 증가하면서 산후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을 파악하는 연구도 많이 진행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연구가 산후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과 산후우울 간의 관계성만 파악하고 있다. 이는 두 변수 이외의 다른 변수의 영향력을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에 산후우울의 예측 요인을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이러한 한계점을 반영하여 산후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을 살펴보고, 변인을 요인으로 분류하여 요인 간의 구조적인 관계를 파악하고, 산후우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총효과를 구하여 산후우울 관련 프로그램개발에 필요한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하고자 본 연구를 진행하였다.
산후우울은 우울장애의 하위 범주인 주요 우울장애 중 하나로, 출산 후 여성에게 나타나는 생물학적 요인과 심리사회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슬픔, 침울함, 불안, 무력감 및 무가치감, 실패감 등을 나타내는 정서장애이다. 산후우울이 발생하게 되는 과정을 인지적 이론 관점에서 설명하면, 산후우울은 출산이라는 큰 생활 사건을 바탕으로 산모의 특질(trait)에 따라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상태를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산후우울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지적 이론의 관점에서 본 연구자는 산후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자기인지 요인(자아개념 관련 변인)과 건강상태 요인(신체적 건강상태 요인, 정신적 건강상태 요인, 사회적 건강상태 요인)으로 분류하였다.
산후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의 구조적인 관계를 파악하고, 총효과를 구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 사용된 분석방법은 메타분석적 구조방정식모형 분석으로 이 방법은 기존의 연구들이 두 변수 간의 관계성만 파악했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다. 메타분석적 구조방정식모형 분석을 진행하기 위해 산후 6개월 이내의 산모들을 대상으로 산후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과 산후우울 간의 상관계수를 보고한 개별연구를 수집하였으며, 그 결과 34편의 논문이 분석대상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개별연구들에서 상관계수가 보고된 변인들은 23개로 분류할 수 있었으며 변인들과 산후우울 간의 평균효과크기를 산출한 결과 효과크기가 큰 변인은 산후불안, 신체상, 삶의 질, 자아존중감, 신체 피로도, 아기에 대한 만족도, 양육스트레스, 결혼적응도, 스트레스, 정신적 피로도, 부부갈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 효과크기가 큰 변인들이 대부분 정신적 건강 관련 요인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정신적 건강상태가 산후우울을 파악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또한 4개 요인의 평균효과크기를 산출해 본 결과 정신적 건강상태, 신체적 건강상태, 자기인지, 사회적 건강상태 순으로 나타나 변인의 평균효과크기 산출 결과와 같이 정신적 건강상태가 중요한 요인임을 알 수 있었으나, 위 두 개의 결과는 제 3의 요인의 영향력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하게 두 개의 요인의 상관관계만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요인들이 산후우울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이러한 기존의 연구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산후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산후우울과의 구조적인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 실시한 메타분석적 구조방정식모형 분석결과, 자기인지와 산후우울의 직접 경로와 신체적 건강상태에서 사회적 건강상태로 가는 직접 경로를 제외한 나머지 경로들이 모두 유의하게 나왔으며, 산후우울에 미치는 총효과는 신체적 건강상태, 정신적 건강상태, 자기인지, 사회적 건강상태 순으로 나타났다. 단순하게 두 요인의 관계만을 반영한 메타분석의 결과와는 다르게 신체적 건강상태가 산후우울에 미치는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분석적 구조방정식모형 분석결과를 통해 산모의 산후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요인은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서 쉽게 변하거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설정되는 요인보다는 산모 자신의 정체성, 긍정적 심리자본과 산모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이라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산후우울 예방 및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경우 내면적인 건강과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주요 내용으로 구성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산후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일반적 특성을 제외한 심리사회적 특성에 관한 요인만을 분석하였다. 또한 각 개별연구의 동질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 연구자가 선행연구와 이론, 척도집 등을 토대로 주관적으로 요인을 분류했다는 점 등의 한계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향후의 연구에서는 이런 한계점을 보완한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메타분석 연구의 범위를 뛰어넘어 요인들 간의 구조적 관계를 검증하고 산후우울 관련 요인이 산후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직접효과, 간접효과, 총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최신 기법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