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자는 무용전문가집단을 대상으로 한국창작춤의 양식적 구조 요인을 도출하기 위해 델파이 기법을 적용하여 한국창작춤의 구조 요인을 도출하였다. 독자적 예술 장르의 춤으로 '한국춤의 현대화'라는 담론과 함께 40여 년 자리매김해온 한국창작춤은 오늘날 서구 컨템포러리댄스에 영향받으며 '창작'이라는 이름 아래 기존 양식적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과감한 시도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한국창작춤 장르의 영역과 그 메소드를 확장시키면서 '또 다른 우리의 현대춤'으로 긍정적 영향을 가지고 왔다. 그러나 우리 고유의 한국 춤으로서 본질적 가치를 떨어트린다는 정체성 문제 또한 대두시켰다. 한국창작춤 정체성에 대한 담론은 변화하는 춤 속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담론을 규명하기 위해 오늘날의 한국창작춤 구조 요인을 도출하고, 요인별 중요도를 파악하였다.
한국창작춤 구조 요인을 도출하기 위해 한국창작춤의 개념과 시기별 전개양상을 살펴보았으며, 선행연구를 통해 델파이 설문지 상위 개념을 구성하였다. 도출된 상위 개념을 토대로 선정된 24인의 무용전문가 패널에게 총 3라운드에 걸친 설문 조사를 시행하였고, 설문의 평균분석을 통해 한국창작춤의 최종 구조요인을 도출하였다. 먼저 1차 설문은 한국창작춤의 전반적 인식을 파악하기위해 한국창작춤의 '개념 요인', '중요 요인', '필요 요인'으로 반구조화 된 개방형 설문을 시행하였고, 도출된 항목들의 유사문항을 제외·통합시켜 개념 요인 23개, 중요 요인 45개, 필요 요인 37개를 추출하였다. 2차 설문은 추출된 요인들을 '구성적 측면'과 '개념적 측면'으로 구조화하여 리커트 5점 척도로 동의와 적합의 정도를 파악하였다. 2차 설문을 분석 과정에서 평균 3.00 이하의 항목들을 제거하였고 구성적 측면 요인 65개, 개념적 측면 요인 22개를 도출하였다. 3차 설문은 2차 설문시 도출된 문항과 추가 제시된 전문가 의견을 통합하고 재범주화 하여 구성적 측면을 '내적 구성'과 '외적 구성'으로 세분화하였다. 설문 문항은 2차와 동일한 리커트 5점 척도로 동의와 접합의 정도를 파악하였으며, 3차 설문 분석은 비교적 2차보다 높은 정제를 위하여 평균 3.50 이하의 항목과 CVR 내용타당도 비율 .42 이하 항목들을 제거하였다. 델파이 설문을 통해 최종 한국창작춤 구조 요인은 내적 구성 21개, 외적 구성 38개, 개념적 구성 10개로 도출되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최종 도출된 한국창작춤의 구조 요인과 요인별 중요도 순위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내적 구성의 '안무 의도'에서 가장 높은 응답으로 도출된 항목은 '동시대적 현상 반영'이며, '안무자의 사상과 정신'에서는 '안무자만의 스타일을 형성하는 예술철학성'으로 도출되었다.
둘째, 외적 구성의 '동작 구성'에서 가장 높은 응답을 받은 항목은 '작품 내용에 부합하는 상징적 이미지의 움직임'과 '주동작의 반복, 변화, 발전, 왜곡, 해체를 통해 주제의식이 강화되는 입체적 움직임'으로 도출되었다. 또 '의상 및 분장'에서는 '작품 내용을 상징적 이미지로 표현한 의상'이 나타났으며, '음악 구성'에서는 '작품 내용 및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음악'의 항목이 높은 응답을 받았다. 또 '무대 구성'에서는 '무대가 아닌 어떠한 공간도 무대로 구성 가능'으로, '전개 형식'에서는 '함축적인 시간성에 의한 전개'로 도출되었다.
셋째, 개념적 구성의 '한국성'에서 가장 높은 항목은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독특한 춤양식을 지닌 춤'으로 나타났고, '창작성'에서는 '안무자의 철학을 창의적 표현형식으로 풀어내는 춤'이 가장 높게 도출되었다. '시대성'은 '동시대성의 예술 양식과 사회·문화가 반영되는 춤'으로, '커뮤니케이션'에는 '시대적 공감을 형성하는 춤'이 가장 높은 응답 항목으로 도출되었다.
넷째, 한국창작춤의 구조 요인별 중요도 1순위를 살펴보면 '내적 구성'에서는 안무자만의 스타일을 형성하는 예술철학성, '외적 구성'에서는 작품 내용에 부합하는 상징적 이미지의 움직임이 도출되었다. 또 '개념적 구성'에서는 동시대성의 예술 양식과 사회·문화가 반영되는 춤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오늘날 한국창작춤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동시대성 속에서 안무자만이 가지는 예술적 분석을 통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안무와 상징성 있는 표현기법으로 이루어지는 춤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한국창작춤을 통시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공시적 시각으로 한국춤의 전통성 추구보다는 이 시대의 창작춤으로서 평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자는 한국창작춤이 '시대성'에 입각하고 있다 제시하며 한국창작춤의 '정체성'을 전통춤의 기준만으로 찾고자 하기보다는 동시대의 창작적 관점으로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 제시한다. 이에 본 연구가 앞으로 한국창작춤의 정체성 고찰 및 탐색을 위한 기초 자료로 제공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