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도시공간이 오랜 기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축적된 역사적 장소이자 자체적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기체라는 인식에서부터 시작된다. 현대 도시는 사회·경제체제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쇠퇴를 경험하며 이를 국가정책의 차원에서 도시의 새로운 영역을 발굴하기 위한 도시 활성화 전략들이 시행되어왔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도시정책이 성공과 실패를 겪으며 마침내 도시발전의 지속성을 위한 도시의 재생 방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도시가 가진 정체성과 고유성을 강조하면서 기존 도시의 맥락에서 가능성을 찾고 지역민의 삶의 질을 증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지속가능한 창의적 장소조성의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일어난 것이다. 이는 기존의 자본 논리에 따른 물리적 측면이 강조되었던 것에서 사회적, 문화적 요소가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그러한 창의적 장소만들기의 실천은 여전히 과거의 관 주도적인 계획과 운영, 개발주의의 방식으로 진행되며 아직까지 개선돼야 할 부분들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지역의 맥락을 고려한 지속적인 창의적 장소는 어떻게 형성되며 이에 따른 플레이스메이커(Placemaker)들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방향성을 논의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논문의 구성은 문헌연구를 통해 자본 논리에 따른 도시계획의 방식을 관조적인 시각으로 탐색해보고 맥락적으로 도시공간 읽기를 시도했다. 그리고 기존의 문화적 도시재생에 있어서 경제적 자생력 없이 개발 논리에 따른 경제적 부가가치의 높은 의존성은 지속적인 도시발전에 대한 한계점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이를 보완한 장소만들기 계획의 구체적인 검토와 성공적인 창의적 장소만들기의 핵심 키워드 1) 장소의 이야기, 2) 지역 커뮤니티와 장소의 관계, 3) 소통과 협력의 파트너십, 4) 지속가능한 창의 생태계 4가지를 도출했다.
이어서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문화적 도시재생에 있어서 장소만들기의 사업지인 문래동의 '문래창작촌'을 현장연구와 심층인터뷰를 통해 논의점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그 결과, 지역공동체들이 자발적으로 예술과 산업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장소의 정체성을 형성했던 문래창작촌은 오늘날 외부 세력의 개입과 함께 지역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사회공동체의 갈등과 경쟁이 심화되어 변형된 공간으로 존재했다. 이를 통해 본 논문에서는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관계 집단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일어나는 '창의성'과 함께 '지역구성원들의 삶'의 영역이 균형을 이룰 때 문화적 생산을 장려하고 이는 문화적 수요로 환기하여 지속 가능한 창의적 장소가 형성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를 위해서 장소와 관련된 각 분야의 플레이스메이커들은 지역민들과 함께 파트너의 자세로 끊임없는 소통과 협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물리적인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장소가 가진 맥락과 지역민들의 삶이 파괴되지 않도록 통합적인 시각으로 지속가능한 창의적 장소를 설계해야 함을 제언한다. 끝으로, 오늘날 문래창작촌에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창의적 장소만들기의 향후 과제를 디자인경영적 관점에서 '커뮤니티 비즈니스'로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