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은 예수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사도 대신 '제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제자의 정체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요한복음 9장은 예수를 알거나 믿지 않았던 맹인이 '그의 제자' 즉 '예수의 제자'로 불리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사건 전체를 통해 저자는 예수의 제자가 되어가는 과정과 제자가 믿어야할 예수의 정체성에 대한 바른 인식과 신앙 고백이 무엇인지 제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저자는 예수의 제자인 맹인이 유대교의 출교에 대한 위협 가운데서도 끝까지 신앙을 고백하는 결단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맹인이 제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서사로 기록한 요한복음 9장을 해석하기 위해 서사(narrative) 방법론을 사용하여 치유사건과 재판과정을 분석하여 예수를 인자로 믿고 참 빛을 따라가는 제자도를 제시한다.
저자는 제자가 되는 사건의 배경으로 초막절의 불을 밝히는 행사와 안식일의 재창조를 실로암 못을 통해, 참 생수로 보냄을 받은 예수를 보여주어 빛과 물을 성취하고 날 때부터 보지 못한 맹인을 재창조하여 구원을 받은 자로 그리고 있다. 또한 사건은 맹인이 눈을 뜸, 실로암, 재판과정을 통해 눈을 떠서 '보는 자'가 되어감을 보여준다. 육체적인 눈을 뜨는 것이 아니라 참 빛이신 예수를 빛으로 보게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인물을 통해 예수는 세상을 창조하신 창조자요 통치자인 인자로 정체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맹인은 죄로 인해 참 빛이신 하나님을 보지 못하지만, 인자이신 예수를 통해 참 빛을 보고 그의 제자가 되는 인물로, 그리고 바리새인들은 참 빛을 앞에 놓고도 보지 못하는 맹인으로 그리고 있다. 전형화된 배경과 사건, 인물을 통해 예수가 참 빛이시며 보지 못하는 맹인이 예수를 보고 그의 제자가 됨을 보여준다.
제자는 예수의 정체성을 선지자, 그리스도, 하나님께서부터 온 자, 그리고 고난받고 숭귀한 인자로 신앙고백을 한 사람이다. 더 나아가 제자는 눈을 뜬 맹인의 아들에 대해 증언하기를 두려워하는 자신의 부모와 대조적으로 유대인들의 출교의 위협 가운데서 끝까지 예수를 숭귀한 인자로 고백하는 신앙의 결단이 있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요한복음 9장의 참된 제자는 예수의 정체성을 바르게 인식하여 참 빛을 보는 영적인 눈으로 세상과 구별된 삶을 두려워하지 않는 믿음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