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평화를 추구하는 기본적 사상을 가지고 있다 기독교 초기 문서와 교부들의 글 속에는 평화를 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교회사를 살펴보면 신앙적 독립과 개혁을 위해서 많은 전쟁들이 일어났는데, 이러한 과정 속에서 불가피하게 생명을 걸고 싸워야 했던 것을 보게 된다.
이러한 역사 속에서 평화를 추구하며 기독교적인 평화관을 정립했던 사람들이 아나뱁티스트였다. 아나뱁티스트에 대한 여러 가지 견해와 오해가 있지만 복음적 아나뱁티스트들은 전쟁을 반대했을 뿐만 아니라 무력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하였다.
아나뱁티스트는 한 집단이 아닌 여러 개의 집단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들은 평화에 대해서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는데 과격한 집단으로 알려진 마르펙 집단(Marpeck Circle)은 전쟁과 싸움에서 살인을 하는 것을 찬성하였다. 반면에 순수한 복음적 집단에 속한 마이클 쟈틀러(Midhael Sattler)는 슐라이트 하임 고백서(Schleitheim Confession)를 발표하여 무력사용을 반대하였다.
아나뱁티스트는 일반적으로 스위스 아나뱁티스트, 독일 아나뱁티스트 그리고 네덜란드 아나뱁티스트로 구분된다. 스위스 아나뱁티스트는 전쟁을 반대하며 거의 모든 신앙생활에서 무력 없는 평화를 추구하였다. 독일 아나뱁티스트는 두 부류로 나뉘는데, 스위스 아나뱁티스트와 같이 전쟁을 반대하며 평화를 추구하는 휘브마이어, 뎅크, 후트가 있었고, 이와 반대로 전쟁을 찬성하며 불가피한 경우 인명도 살해할 수 있다는 마르펙 집단이 있었다. 그리고 네덜란드 아나뱁티스트에는 전쟁을 반대하는 메노 시몬스가 있었으나, 전쟁을 해서라도 정복하여 신앙을 이어가야 한다는 호프만과 마티스 그리고 얀센이 있었다. 이 세 사람은 전쟁을 통해 왕국을 이루고자 하였고 이를 반대한 자들을 처형하였다.
그러나 대다수 아나뱁티스트는 검을 사용하지 말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모티브로 삼아 평화를 이해하려 하였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명령을 따르는 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라고 여겼다. 이들은 국가와 종교가 분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전쟁을 반대하였고 평화적인 방법을 추구하였다. 로마 카톨릭과 프로테스탄트에게 박해를 받았던 주된 이유는 이러한 그들의 평화관에 기인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아나뱁티스트의 평화관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며 현대 기독교가 성경적 평화관을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