룻기는 성경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학작품 중 하나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구속사와 관련하여 중요한 몇 가지 기능들을 수행하고 있다. 룻기 곳곳에 등장하는 헤세드와 고엘은 구속사의 성취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 중 하나로서 기능하고 있다.
룻기에서 하나님의 헤세드는 명시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으나, 내러티브의 처음(룻 1:8)과 끝 부분(룻 4:13)에서 내러티브의 흐름을 결정적으로 전환시키는 변곡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룻기의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주고받는 인간들의 헤세드를 통하여 구속사의 한쪽 퍼즐을 완성시켰다. 룻기에서 인간들의 헤세드는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되었다. '나오미'(기쁨)에서 '마라'(괴로움)의 상태가 된 시어머니 나오미를 룻은 떠나지 않고 봉양하며 헤세드를 베풀었고, 그런 룻에게 보아스가 이삭줍기를 허락하고 먹을 것을 제공함으로써 헤세드를 베풀었다. 이제 나오미는 룻에게 보아스와의 결혼을 시도함으로써 헤세드를 제공하려 했고, 다시 보아스는 기꺼이 룻과의 수혼을 통한 고엘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나오미에게 헤세드를 베풀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하나님의 헤세드는 보아스와 룻 사이에서 오벳을 생산케 함으로써 나오미의 가문을 일으켰으며, 그 오벳의 후손으로 이상적인 왕 다윗의 출현을 예고함으로써 사사시대 영적암흑기를 살아가던 이스라엘 민족에게 헤세드를 주었다.
헤세드의 열매로써 보아스와 룻의 수혼을 통한 고엘 의무 이행과 다윗의 선조 오벳의 출생은 세 가지 측면에서 구속사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첫 번째, '대끊김'에서 '대이음'으로 말미암아 다윗 왕가의 출현을 예고하였다. 두 번째, 룻기의 고엘 공동체는 미래의 진정한 고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였다. 마지막 세 번째, 인종과 혈통, 종교와 율법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가족공동체의 이상을 보여줌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속을 통해 이루어질 새로운 영적 가족공동체, 곧 교회의 출현을 고대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