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autosomal dominant polycystic kidney disease; ADPKD) 환자에서 신장 기능이 저하됨에 따라 요독증으로 인한 식욕저하, 영양섭취 부족을 동반한 단백질-에너지 영양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 신장질환의 병기가 진행됨에 따라 동반될 수 있는 합병증으로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근감소증 등이 있다. 현재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환자에게 권고되는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DASH) diet, Mediterranean diet(MED), anti-inflammatory diet(AID) 식사 패턴 등이 만성신장질환자에서 합병증 발병 위험을 낮추는 가능성을 제안하는 연구가 일부 보고되고 있다. 근감소증의 위험요인에는 노화, 산화적 스트레스, 염증, 부족한 에너지와 단백질 섭취, 비타민 D 부족, 과도한 알코올 섭취 등이 있다. 현재까지 보고된 근감소증 환자의 식사요법에 대한 연구들은 다소 높은 단백질 필요량(1.0-1.2 g/kg), 비타민 D 보충제 섭취, ω-3 다가불포화지방산 보충제 섭취와 같은 단일 영양소 보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한, 근감소증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가 노인과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신장질환 등과 같은 다른 질환을 가지는 환자들의 식사 권고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그리고 단백질 필요량이 0.6~0.8 g/kg으로 낮은 만성신부전 환자와 같은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자에서 근감소증 발병 위험과 연관성이 있는 식사의 제안은 더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만성신부전 환자에서 현재 만성질환의 식사요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DASH diet, MED, AID 같은 식사패턴이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자의 근감소증 발병 위험도와 연관성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더 나아가 근감소증 위험도를 낮출 수 있는 식사를 제안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서울 소재 대학병원의 외래 다낭신 클리닉을 방문하는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자에서 진행한 단면적 연구이다. 총 연구 대상자는 총 68명으로 악력(남성 30 kg 미만, 여성 20 kg 미만) 기준에 해당하면 근감소증군, 해당하지 않는다면 비근감소증군으로 분류하여 전체(근감소증군 19명, 비근감소증군 49명), 남성(근감소증군 6명, 비근감소증군 21명), 여성(근감소증 13명, 비근감소증 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여성의 신장은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낮았고, 전체와 여성에서 체중은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대상자의 신체계측치를 분석한 결과, 전체에서 총 피부두겹두께, 상장골의 피부두겹두께, 상완근 중간 둘레가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여성에서 총 피부두겹두께, 체지방량, 근육량, 근육지수는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또한 악력은 모든 대상자에서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대상자의 생화학 수치를 분석한 결과, 전체에서 혈청 cystatin C, 혈청 페리틴이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남성에서 혈청 25(OH) 비타민 D, 혈청 칼륨, 요산은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여성에서 혈청 cystatin C, 혈청 페리틴, HbA₁c, 총 단백질은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높았고 고감도 C 반응단백은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에너지 및 영양소 섭취량 분석 결과, 남성의 엽산 섭취량이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1,000 kcal의 에너지로 보정한 영양소 섭취량 분석 결과, 전체에서 레티놀 섭취량이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높았고 남성에서 레티놀 섭취량이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높았으며, 니아신 섭취량이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식사패턴 점수 분석 결과, 전체에서 '균형 잡힌 식습관' 점수와 DASH 식사패턴 점수가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또한 남성에서 DASH 식사패턴 점수가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DASH 식사패턴을 구성하는 식품군의 점수와 섭취량 분석 결과, 남성에서 전곡류군의 점수와 섭취량이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DASH 식사패턴을 구성하는 식품군을 구성하는 세부 식품 분석 결과, 전체에서 당근/당근주스, 수박, 토마토/방울토마토/토마토주스, 삼겹살의 섭취량이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남성에서 잡곡밥, 배추김치, 고사리/고구마 줄기/토란대, 기타 버섯, 땅콩/아몬드/잣, 육류 부산물은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낮았고 여성에서 당근/당근주스, 수박, 삼겹살은 비근감소증군에 비해 근감소증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DASH 식사패턴을 구성하는 식품군 요인분석 결과 '나트륨과 적색 및 가공육'이 요인 1, '과일주스를 포함한 과일과 저지방 유제품'이 요인 2, '견과류 및 두류와 전곡류'가 요인 3으로 세 가지 요인으로 분류되었다. DASH 식사패턴을 구성하는 식품군 요인들과 DASH 식사패턴 점수의 다중회귀분석 결과 '견과류 및 두류와 전곡류' 요인의 β-coefficient가 0.868을 나타내었고 비근감소증군과 근감소증군에서 같은 분석을 시행한 결과 모두 '견과류 및 두류와 전곡류' 요인의 β-coefficient가 0.865를 나타내었다. DASH 식사패턴을 구성하는 식품군 요인들과 근감소증 유무에 따른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와 DASH 식사패턴을 구성하는 식품군 요인들과 악력의 다중회귀분석 결과, 모든 요인에서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자에서 악력 기준을 적용한 근감소증의 유병률이 약 30%임을 확인하였다. 또한 전체와 남성에서 DASH 식사패턴 점수가 근감소증군에서 낮고, DASH 식사패턴 점수가 높아질수록 근감소증 발병 위험도가 낮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견과류 및 두류와 전곡류' 식품군에 해당하는 식품 섭취량이 많을수록 DASH 식사패턴 점수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종합적으로 본 연구는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자에서 DASH 식사패턴이 근감소증 발병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단백질 요구량이 낮은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에서 DASH 식사패턴이 근감소증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초 근거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