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여성친화도시의 지역사회 성 평등 조성을 목표로 하는 젠더 거버넌스(gender governance) 이행과정 안에서의 업무담당 공무원의 일에 관한 연구이다. 그동안 젠더 거버넌스 이행과정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업무 담당공무원 일 경험의 실제는 사회적 관계 안에서 어떻게 조정(coordination)되고, 조직화되는지 추적하면서, 정책이나 담론이 어떤 양상으로 배태되어 나타나는지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Dorothy Smith(2005)가 주장한 제도적 문화기술지(Institutional Ethnography)연구방법을 활용하였다.
본 연구는 여성친화도시 업무담당 공무원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젠더 거버넌스 이행과정의 제도적 실제를 살펴보기 위해 연구 참여자 총 12명의 심층인터뷰와 현장관찰을 통해 수집되어진 업무담당 공무원의 일 지식(work knowledge)과 텍스트(texts)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였다. 특히, 표집 대상인 A도시의 여성친화도시 업무담당 공무원은 사회복지전담공무원으로서 직렬적 특성이 있었다. 본 연구의 목적인 업무담당 공무원의 젠더 거버넌스 일 경험을 파악하기 위해 시민참여단이나 주민협의체, 컨설턴트, 정책 전문가, 중앙부처 공무원까지 심층인터뷰 대상자로 확대하였다. 제도적 문화기술지 연구방법은 기존 질적 연구방법에서 주로 활용되어지는 연구자의 해석 중심으로 분석되기 보다는 여성친화도시 업무담당 공무원의 '입장'에서 시작하여 텍스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관계가 젠더 거버넌스 이행과정 안에서 어떻게 조형되는지를 추적해가는 시퀀스 분석의 특징을 가진다.
본 연구 결과, 여성친화도시 업무담당 공무원의 일 조직화 양상은 다음과 같다.
첫째, 행정 내 부서 협력의 일 조직화 양상을 보여준다. 이는 여성친화도시의 이행점검지표와 부서 성과지표, 지자체 정부합동평가 지표, 여성친화도시 조례, 각종 계획서 양식들 간의 텍스트 조정양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업무담당 공무원의 부서 협력의 일은 각종 성과지표 달성목표를 가지고 행정 내 협력을 통해 추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시민의 행정 내 의사결정 참여 일 조직화이다. 여성친화도시 이행점검 지표에 의한 시민참여단 구성의 일과 시민참여 활성화로 나타난다. 젠더 거버넌스 이행과정 안에서 중요한 주체인 시민참여단이 정책의제를 발굴할 수 있는 주체자로서의 역량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담당자의 일은 담당공무원의 잦은 인사이동 문제와 시민참여단의 역량강화 문제, 성과중심의 실적달성 등으로 젠더 거버넌스 이행 목표와의 간극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여성친화도시 업무담당 공무원의 일은 젠더 거버넌스 이행과정의 제도적 체제로 성과관리 체계와 성인지 정책 실천체계의 양상을 보인다. 본 연구의 출발인 여성친화도시 업무담당자가 젠더 거버넌스 이행과정 안에서 경험하는 부담감과 어려움의 실제(actuality)는 성 평등 정책 실천의 가치 지향적인 측면과 성과주의로 대표되는 신공공 관리담론의 제도적으로 조직화되어 업무담당 공무원의 일상 속에서 정책수행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업무담당자의 일 경험 양상은 지역사회의 성 평등 정책으로서 추진되어지는 여성친화도시의 젠더 거버넌스 이행과정이 정책 의제 발굴 보다는 '실적'과 '성과'에 중심을 두어 추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 결과를 통해 업무담당 공무원의 일 조직화 양상의 특징을 살펴보면 '행정 언어의 차이',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들 수 있다. 중앙부처 안에서 주로 활용되어 행정 언어와 성인지적 실천을 의미하는 여성정책의 언어의 차이로 상호 유통되어지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단체장의 변화, 업무담당자의 잦은 인사이동 등의 문제로 정책 수행의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담보하기 어려운 특징을 보인다.
본 연구가 갖는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이론적으로 여성친화도시 정책연구에서 처음으로 제도적 문화기술지 연구방법을 활용하여 연구자의 해석적 분석이 아닌 업무담당 공무원의 입장에서 일 경험의 실제에 다가가도록 노력하였다.
둘째, 업무담당 공무원의 일 경험을 통해 행정 구조 안에서 일어나는 젠더 거버넌스 이행과정의 특성을 파악하였다. 성과주의의 신공공관리담론과 성인지 정책 실천 가치가 상충되어 정책 현장에서 균열을 확인하게 되었다. 지속가능한 젠더 거버넌스 이행을 수행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의제 발굴 노력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이룰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셋째,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직렬적 특성을 기반하여 젠더 거버넌스 이행 경험을 학술적으로 축적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정책의 성 주류화를 이루기 위해 사회복지 정책안에서도 젠더 이슈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요구되어진다. 또한, 사회복지학과 교과과정이나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보수교육과정 안에서 성인지 정책 실천을 할 수 있는 교과목 배정이 요구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