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섬뜩함(unheimlich)은 일종의 공포감으로, 새로운 대상이 아닌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것이나 친숙한 것에서 발생하는 낯설음과 두려움이다.
인류의 삶의 근원인 자연은 우리와 가깝고 친근하며, 동시에 불가항력을 지닌 숭고하고 이상적인 존재다. 그러한 특성으로 인해 자연은 예로부터 인간의 다양한 창작물에 소재로서 자주 등장해 왔다. 특히 최근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자연을 표상하거나 가공한 이미지를 활용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자연을 시각 언어로 끌어들여 오는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인위적 행위가 가해지는데, 그렇게 생성된 '인공적 자연'이 보여주는 이질적인 요소들의 충돌과 조화는 공포와 매혹이 뒤섞인 모습으로 익숙한 섬뜩함을 유발한다.
본 연구는 현대 사회에서 접하는 자연의 이미지와 그 특성에 조형적 관점으로 접근하여 탐구하고, 이를 그래픽 디자인의 표현 재료로 활용해 익숙하고 섬뜩한 감각을 드러내는 것에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