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밀러-피셔 증후군(MFS)은 외안근마비, 실조증, 심부건반사소실이 주된 증상이다. 이에 반해 비커스태프 뇌간뇌염(BBE)은 외안근마비, 실조증, 의식변화가 주된 증상이다. MFS와 BBE는 선행감염 이후 발생하며 외안근마비, 실조증의 공통된 임상증상이 존재한다. 본 증례는 전형적인 MFS와 전형적인 BBE의 증상에 속하지 않는 의식변화가 없고 외안근마비, 실조증, 심부건반사항진, 동공확장의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를 경험하였기에 보고한다.
증례
내원 6일 전 설사를 동반한 위장관염을 앓은 적 있는 36세 남가가 내원 2일 전 복시를 호소하며 내원하였다. 신경학적 검진에서 의식은 명료하였고 대광반사는 저하되었다. 양안 동공확장이 뚜렷하였으며 우측하방 주시시 좌안의 안구운동제한을 보이는 외안근마비 소견을 보였다. 양쪽 상하지 심부건반사는 항진되었으며 사지의 근력은 정상이었고 걸을 때 흔들리는 정도의 보행장애가 있었다. 내원 1일째 시행한 뇌척수액 검사상 백혈구 1/㎣, 단백질 68.31mg/dL, 포도당 62mg/dL로 특이 소견은 없었다. 뇌자기공명영상에서 뇌간이나 소뇌에서의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조영 증강되는 부분도 없었다. 혈액검사에서 전혈구검사, 일반화학검사, 갑상선호르몬검사, 비타민 B1, B12 수치는 정상이었다. 항GD1b항체, 항GBM항체, 항GM1항체는 음성이었으나 항GQ1b항체는 128%로 증가되었다. 그 외 프로트롬빈시간, 활성부분트롬보플라스틴시간, D-dimer, 섬유소원, 항 DNA항체, 항핵항체, 항인지질항체, 항중성구세포질항체, 항카디오리핀항체, 루푸스항응고인자, 류마티스인자, 항β2당단백질 항체, 항SSA/Ro항체, 항SSB/R항체, 항스미스항체 검사상 특이소견은 없었다. 아세틸콜린수용체 결합항체와 차단항체도 음성이었다. 내원 2일째 시행한 양쪽 상하지 신경전도검사는 정상이었다. 메틸프레드니솔론(1g/day)을 5일간 정주하였고 투여 후 3일째부터 실조증이 호전되었으며 이후 외안근마비가 호전되면서 복시도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5일째 대광반사도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11일째 심부건 반사가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증상 발생 6개월 후 우측 주시시 외안근 마비와 복시가 일부 남아있었지만 실조증, 심부건반사는 병전 상태로 회복되었고 이후 외래에서 추적관찰 중이다.
결론
본 증례의 경우 비전형적인 MFS, 비전형적인 BBE로 외안근마비, 실조증 있으면서 동공확장과 심부건반사항진이 임상적으로 Fisher-Bickerstaff's syndrome(FBS)에 해당한다. 현재 FBS 치료에 대한 효과는 정립되지 않았다. 이 증례를 통해 이 질환의 면역기전에 대한 연구가 더 이루어져 효과적인 치료와 예후를 평가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