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후 세계 차 음용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기능성 음료로 출발하였으나 오랫동안 기호성 음료로서 자리매김해 왔던 차 음용 문화가 면역력과 항바이러스 효능 등 건강을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에 맞추어 새로운 변화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식품, 뷰티, 웰니스 캐어 뿐만 아니라 바이오산업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이 보이차 등 중국의 후발효차는 환금성 차로서 가치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다류 시장 소비환경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녹차로 대표되는 국내 차 소비시장은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수출입 불균형까지 커지면서 해외 차 산업의 국내시장 잠식 속도도 가파르게 상승해 국내 차 농업인들의 고충이 심화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한국 차의 뒤늦은 성적표에서 출발한다. 그동안 보이차와 육보차로 대표되온 후발효차는 중국의 고유 브랜드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명나라 단차폐지령 이후 중국 후발효차의 역사가 퇴색한 후에도 한국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장흥의 보림백모와 청태전, 부안의 부풍향차, 강진의 다산정차, 해남의 초의병차, 하동의 유차, 나주의 비로차 등이 그것이다.
한국 후발효차를 이해하고 산업화, 글로벌화 하기 위해서는 그 출발을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고전에 기록된 한국 후발효차의 궤적을 우선하여 학습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러나 고전에 나타난 한국 후발효차의 기록을 발굴하고 종합한 연구 사례는 거의 전무 한 상태였다. 대부분 개별적인 후발효차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 이에 따라 한국 후발효차의 가장 기초적인 데이터 확보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었다. 본 연구가 시작된 이유이다.
우선 세계 후발효차의 시작과 발전을 이끌어 온 중국의 기록을 고전에서 찾아본 다음, 우리나라의 후발효차의 흔적을 고전 속에서 발굴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중국 후발효차와 한국 후발효차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판단하며 특히, 현대까지 전승되고 있는 한국 후발효차에 대한 기록들을 집중적으로 발굴하고자 하며 이는 브랜드 개발과 스토리텔링, 지역재생의 동력화 등 연구의 활용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아직 한국 후발효차에 관한 연구와 산업화, 시장 장악력은 극히 미비한 상태이다. 불발효차의 소비와 시장 장악력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으며, 국제시장 진출은 극히 미비한 상태다. 본 연구가 후발효차를 통하여 한국의 차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불발효차와 발효차를 포함하여 한국 차의 발전과 비전을 모색하는데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