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설괘」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주역』의 폭넓고 다양한 易哲學的 의미와 팔괘의 이치를 고찰하였다. 첫 번째는 「설괘」 제1·2장을 통하여 易道의 표상체계와 六爻重卦의 형성과정을 살펴보았고, 두 번째는 「설괘」 제3·4·5·6장에서 밝히고 있는 복희팔괘도·문왕팔괘도·정역팔괘도를 고찰하였다. 세 번째는 먼저 「설괘」 제10장을 통하여 팔괘의 형성과정을 살펴보았고, 다음으로 「설괘」 제7·8·9·11장을 통하여 八卦 상징의 의미를 고찰하였다.
첫 번째, 「설괘」 제1장에서는 성인이 『주역』을 저작하면서 밝히고 있는 『주역』의 학문 체계를 살펴보았다. 『주역』의 卦爻易學에 대한 학문체계가 聖人이 神明의 德을 깨닫아 生蓍·倚數의 河圖·洛書의 원리를 통하여 生數하고, 陰陽과 剛柔의 원리로 卦와 爻를 표상하고 있음을 고찰하였다. 또 卦는 三爻單卦를 말하는 것이고, 爻는 六爻重卦를 의미하며, 三爻單卦의 변화작용으로 인하여 六爻重卦가 형성되고 있음을 고찰하였다.
「설괘」 제2장에서는 성인이 『주역』을 지은 목적이 인간 본성인 性命之理를 깨달음을 통하여, 인간이 우주 만물의 주인으로서 주체성을 자각하게 하는 데에 있음을 살펴보았다. 또한 天·人·地 三才之道가 모두 둘로 작용함으로써, 六爻重卦가 형성되고 아울러 易道가 완성되는 것이다.
두 번째, 「설괘」 제3장은 복희팔괘도의 근거가 되는 문장으로, 팔괘가 乾坤인 天地를 중심으로 배열하는 원리와 往來와 順逆작용의 고찰을 통하여, 八卦圖와 河圖·洛書와의 연관성을 살펴보았다. 이것은 팔괘도와 往來를 나타내는 하도·낙서의 작용원리가, 하나의 象으로 표상되어 하늘의 뜻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往來와 順逆의 작용을 통하여, 하늘의 뜻을 헤아리고 받아드리는 과정(易 逆數也) 즉, 만물이 乾·坤을 중심으로 一太極의 원리로 만물이 始生하고 있는 과정을 고찰하였다.
「설괘」 제4장은 八卦의 작용성을 논하고 있는데, 雷·風, 水·火, 山·澤, 天·地는 대립을 하면서도, 조화를 통하여 만물을 생성하고 발전시키는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설괘」 제5장의 첫 문장은 만물을 키우는 입장에서의 작용성을 논하고 있다. 두 번째 문장은 문왕팔괘도의 근거가 되며, 또한 낙서의 원리인 天道의 四象원리를 담고 있다. 그러한 天道의 四象원리에 따라 성인의 뜻을 인간에게 펼치기 위하여, '군자가 나아가야 할바'를 제시하면서 말씀이 이루어 지는 것으로(成言乎艮) 끝나고 있다.
「설괘」 제6장에서는 음양의 교감을 통하여 만물이 생성되는 과정이 팔괘의 작용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논리는 훗날 易이 天道에서 人道로 펼쳐지는 것을 밝히고 있는 『정역』의 근거가 된다. 「설괘」 제3·5·6장의 연구를 통하여 복희팔괘도는 一太極의 원리, 문왕팔괘도는 洛書에 의한 天道의 四象원리, 정역팔괘도는 河圖원리인 음양이 합덕된 五行의 원리로써 人道가 펼쳐지고 있음을 고찰하였다.
세 번째, 「설괘」 제10장에서는 天地 乾坤의 父母卦에서 6자녀 卦가 형성되었음을 살펴보았다. 乾卦에서 하늘의 뜻이 전개되어 艮卦에서 군자지도로 완성이 되며, 坤卦에서 음양이 交合된 神道로 인간 세계에 펼쳐지면서, 그 뜻을 稟賦 받은 백성들이 기뻐하고 있는 兌卦에서 八卦의 모습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는 '하늘의 뜻이 이 땅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설괘」 제7장은 하나의 卦가 갖고 있는 性情이나 특징을 나타내는 卦德에 대하여 설명 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주역』을 성인지도 중의 하나인 占書로써의 참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철학적인 영역의 무한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설괘」 제8장에서는 「계사하」 제2장의 '遠取諸物'에 의거하여, 팔괘마다 동물을 연결하고 있다. 또한 그 동물이 갖고 있는 상징적인 뜻을 통하여, 그 卦의 의미를 폭 넓게 해석할 수 있음을 고찰하였다. 「설괘」 제9장에서는 「계사하」 제2장의 '近取諸身'에 의거하여, 소우주인 사람의 몸에서 팔괘의 象을 취함으로써, 『주역』의 易哲學的인 해석범위를 폭넓게 할 수 있음을 고찰하였다.
마지막으로 「설괘」 제11장은 112가지 상징물을 통해 八卦를 다양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주역』의 문장들이 어떤 八卦와 연결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으며, 또 『주역』을 형이상학적인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