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에서 해마다 시설퇴소청소년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법정나이 만 18세가 되면 시설을 떠나 자립 하는 이들은 이른 성인기를 맞이하여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최근 들어 관련 법조항 개정, 자립지원 확대와 전담요원 확충 등 다양한 제도가 생겨났지만 여전히 청소년들의 자립은 어렵다. 특별히 주거 문제는 이들을 큰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하게 한다.
본 연구에서는 시설퇴소청소년의 자립과정 중 가장 우선적 해결과제로 꼽히는'주거안정화'과정에서'네트워크 효과'를 주제로 선정하고 살펴보았다. 원가족의 부재로 열악한 네트워크 자원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인 시설퇴소청소년들은, 가족기능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기제가 필요하다.
네트워크는 둘 이상이 연결된'관계'를 말한다. 이 네트워크가 모이고 규모가 커지면 '사회적 자본'을 이룬다. 이는 그 유형에 따라'공식적 네트워크와', '비공식적 네트워크'로 나뉜다. 공식적 네트워크는 정부 및 시설차원의 지지와 보육사, 사회복지사로부터의 지지 등 공식적 개입과 관계를 말한다. 비공식적 네트워크는 가족, 친구나 멘토 등과의 관계이다.
시설퇴소청소년은 경제적 자본, 기타 자본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협소한 '네트워크 자원'을 활용하여 자립에 관한 주요 정보와 심리적 지지를 얻는다. 이에 본 연구는 자립 경험 중 특별히 주거안정화 과정에서 어떤 네트워크가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 살펴봄으로써 당시의 어려움과 스트레스 상황을 이해하고 시설퇴소청소년의 자립에 필요한 사회적 지원을 제안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2021년 11월에 연세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에서 연구주제를 허가 받았다. 연구 참여자는 6명이었으며, 눈덩이표집과 의도적 표집을 통해 모집하였다. 자료 수집은 2021년 11월부터 12월까지 심층면담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참여자에 따라 1시간에서 2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필요한 경우에는 인터뷰를 보충하였다. 연구의 신뢰성,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동료 연구자와 연구에 관한 밀도있는 토의를 나눴으며 전문 연구자와의 면담과 토의를 통해 사회복지적 관점에서의 결과를 작성하고 보완해 나갔다. 이 연구는 주거안정이라는 사안에 집중하여 네트워크 효과를 살펴보았다는 점에 그 의의와 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다.
분석 결과는 심층면담을 통해 수집한 녹취를 근거 자료로 하여 사례 내 분석을 하였으며, 사례 간 분석을 제시하였다. 사례 내 분석으로는 각각의 연구 참여자의 자립 경험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고, 사례 간 분석으로는 인터뷰를 통하여 참여자들의 발언 순서와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험을 기반으로 자립 과정 전체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였다. 사례 간 분석에서는 상위개념 5개, 중위개념 11개, 하위개념 28개가 도출되었다. 상위개념은 '불안정한 마음에서 시작한 퇴소', '공공이 가지고 있는 허울', '끝날 것 같지 않은 마음의 고통', '막막함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 '시설퇴소 후 자립하는 청소년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시설퇴소청소년의 자립과정의 주거문제에 가족, 친구, 또래집단, 자조모임 등의 비공식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실천적, 정책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분절되어 있는 공공적 네트워크 자원들을 통합할 거점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둘째, 어느 곳의 양육시설체계에서나 평균이상의 자립수준을 도모할 수 있는'공통의 자립 매뉴얼'이 필요하다. 셋째, '주거 안정화'에 관하여는 스마트폰, 인터넷 등의 활용능력이 높은 퇴소청소년들의 특성과 문화를 반영한 네트워크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 넷째, 친구, 자조모임 등 비공식적인 네트워크 자원을 강화, 확대하여 여러 겹의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다섯째, 주거안정화의 문제도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심리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자립연차에 따른 지원정책의 적용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시설퇴소청소년의 안정적인 자립을 이루고 긍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후속 연구의 방향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