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청년층이 경험하는 노동시장 이행의 위기는 이행의 지체 및 분화의 관점에서 이해해볼 수 있다. 높은 실업률과 치열한 일자리 경쟁으로 인하여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대학생들은 졸업을 유예하고 졸업한 청년들은 취업을 유예하고 있다. 이처럼 이행의 각 단계가 장기화되면서 이행상태는 분화되었으며, 청년들의 노동시장 이행과정은 그만큼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다. 결국 한정된 일자리는 청년집단의 내부적 차이에 의하여 취업의 성패와 질을 좌우하게 되었고, 그 결과 대졸 청년집단 안에서도 이행과정의 계층화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본 연구는 대졸 청년의 노동시장 이행과정을 유형화하여 이행의 특성을 확인하고 이행유형별 일자리의 질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대졸 청년집단의 내부적 차이에 주목하여, 이러한 차이가 이행과정의 계층화로 드러나는지 알아보았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는 사회적 배열분석(Social Sequence Analysis)과 최적일치법(Optimal Matching)을 사용하여 청년패널조사(YP2007) 2차 웨이브의 1차~13차 (2007년~2019년) 자료를 분석하였으며, 위계적 군집분석으로 유형화를 실시하였다. 또한 교차분석 및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여 유형별 차이를 설명해주는 요인들을 살펴보고, 일원배치 분산분석으로 유형별 소득 및 만족도를 분석하여 일자리의 질을 비교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대졸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행과정을 분석한 결과, 6개의 이행유형이 도출되었다. 먼저 정규직 일자리 이행이 두드러지는 정규직형 이행유형에는 '표준정규직형(유형1)', '장기교육형(유형2), 빠른정규직진입형(유형6)'이 있으며, 그 외는 '비임금근로형(유형3)', '비정규직형(유형4)', '장기NEET형(유형5)'으로 구분된다. 모든 이행유형 중에 가장 취약한 유형은 비정규직형(유형4)으로 나타났는데, 이행과정이 가장 복잡하고 불안정하였으며 일자리의 질 또한 가장 취약하였다. 반면에 최종적으로 일자리의 질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장기교육형(유형2)이었다. 장기교육형은 정규교육 상태에 머문 기간이 가장 길고 일자리 진입 시기도 가장 늦지만, 소득은 모든 유형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가장 많은 청년이 속한 유형은 표준 정규직형(유형1)이었다. 이는 약 4년의 정규교육 이후 정규직 일자리에 진입하는 유형으로, 대졸 청년들이 경험하는 가장 보편적인 이행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다음으로 많은 청년이 속한 유형은 빠른정규직진입형(유형6)으로, 이는 대부분 전문대학을 졸업한 후 정규직 일자리에 진입한 경우로 볼 수 있다. 빠른정규직진입형은 표준정규직형과 비교하였을 때 정규교육 기간이 더 짧고 근로 기간이 매우 길며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다. 비임금근로형(유형3)의 경우 이행과정이 다소 복잡하지만, 소득은 빠른정규직진입형보다도 높고 일자리 만족도 또한 높은 편이었다. 마지막으로 장기NEET형(유형5)은 정규직 상태에서 NEET로 이행하여 장기적으로 머문 이들이 많은 유형으로, 결혼 및 육아로 인하여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많았다.
연구 결과에 근거한 정책적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졸 청년집단의 다양한 이행과정에 따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불안정한 유형에 속한 청년 근로자에 대한 정책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둘째, 고용 창출에 머물지 않고 일자리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셋째, 청년들이 제한된 정규직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지 않고 창업을 통하여 새로운 이행과정을 밟아갈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