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육에서 교과서는 지식을 전달하는 의미의 교육용 교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역사교육에서는 역사교과서가 어떠한 관점에서 쓰여 졌는지에 따라 역사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그 내용을 국정교과서로 일원화하여 교육하는 것은 많은 논란이 되어왔다. 최근 박근혜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논란은 이같은 의견들이 반영된 것이다.
이 논문은 이러한 논의들을 바탕으로 출발하였다. 과거 국정 국사교과서가 편찬되는 과정에서 어떤 논의과정들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3차교육과 정기 국정 국사교과서가 편찬된 이후 학교교육에서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러한 논의에 대한 연구는 이미 많은 선행연구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국정체제에 관한 논의가 최근 지속되면서, 국정교과서가 그 시대의 이데올로기를 반영함으로서 교과의 내용이 취사, 선택되고 그로인한 통제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논의할만한 연구주제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실제로 학교교과에서 사용되었던 3차 교육과정기 국정 국사교과서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국민교육헌장 반포 이후 국민학교 교과서로 제작된 〈국민교육헌장 풀이〉의 내용을 분석하였다. 이와 함께 중,고등학교 독본용 교재인 〈시련과 극복〉을 분석하였다. 위의 두 교재는 각 학급에서 실제 교과서처럼 사용되었던 교재로써, 실제 박정희 정권기의 국가주의 교육이 이러한 교재들을 통해 이루어졌는지 살펴보았다.
아울러 국정 중학교 〈국사〉교재를 면밀히 검토하였다. 특히 이 시기 논의되었던 내재적발전론과 관련하여 연구성과가 있었던 시기였다. 이를 교과서에서는 조선후기 농업생산력에 치중한 서술방식을 통해 반영한 것을 확인하였다. 또, 발전중심 서술을 통해 조국근대화라는 키워드와 연결된다는 점 역시 확인되었다.
위의 세 교재들은 공통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먼저, 국가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형태로 서술되었다. 이는 과거에 우리조상이 어떠한 형태의 우수성을 지니고 있었는지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서술되었다. 다음으로, 국난극복사관에 의해 서술되었다. 많은 외세의 침략을 극복하고 발전해왔다는 서술방식이었다. 마지막으로는 국가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서술되었다. 영웅들의 희생을 강조하면서,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것은 고귀하고 숭고한 의미를 지녔다는 점을 강조하여 서술하였다. 이러한 서술방식들은 연구주제로 삼은 세 교과서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이었다. 이는 이 시기 교과서들이 이러한 서술방식을 통해 결과적으로는 학교교육을 통한 국가주의를 실현시키고자 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3차 교육과정기 국정 국사교과서의 경우, 국정이라는 특수성과 국가의 이데올로기를 국사교과서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이 분야의 연구는 여전히 단편적인 연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단편적 연구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연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각 시기별 교과서와 국정교과서의 비교, 최근 폐기된 박근혜정부의 국정교과서와의 비교 등을 통해 다각도로 분석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정교과서의 시대별 서술방식 역시 구체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앞으로 교과서를 제작함에 있어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제 학교 현장에서 교과서의 역할이 어떠한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