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연구자의 두 할머니께서 살아오신 세월을 주관적인 시선으로 시각화한 과정을 담은 것이다.
본 연구의 대상이 된 '두 할머니'는 연구자의 친조모와 외조모를 의미하며, 일제강점기부터 한국 근현대사의 시간을 사신 분들이다. 두 할머니는 동시대를 사셨으나 생의 구체적 모습이 서로 다르다.
이를 사실적으로 시각화하기 위해 본 논문은 두 분의 삶을 유형과 무형의 기록으로 분류하였다. 유형의 기록은 사진과 영상으로 수집하였고, 무형의 기록은 연구자의 부모님의 구술과 연구자를 비롯한 가족구성원들의 기억으로부터 수집하였다. 두 할머니의 개인사를 담은 무형의 기록은 본 논문에서 그림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중심축이 되었다. 그리고 유형의 기록은 역사와 시각의 자료로서 고증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자는 두 분의 삶이 평범한 인생임에도 '여자, 아내, 엄마, 할머니'라는 변화 과정을 통해 80년이 넘는 인생의 치열함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연구자는 그 변화과정을 그림으로써 외조모와 친조모의 개인사에 나타난 존재적 가치와 '과거와 지금 그리고 미래'로 이어질 여성의 정체성을 함께 담아보고자 했다.
연구자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 두 할머니의 삶을 그린 그림 안에 여러 상징성을 담았다. 인물을 나무에 비유해 세월의 흐름을 표현하고, 시대 속에서 '여자, 아내, 엄마, 할머니'로 변화하는 과정은 두 할머니의 손때 묻은 물건을 통해 이미지로 재현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평범한 물건은 삶을 대변하는 상징성을 가지게 되었고, 동시에 역사를 표현하는 방법이 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는 친조모의 경우 '여자에서 아내로의 변화'를 강조하였고, 외조모는 '아내에서 엄마로의 변화'에 주목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이미지화 작업은 두 인물을 한자리에 불러와 할머니로서의 두 분의 모습을 담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이렇게 하여 시대 변화에 따른 두 할머니의 변화 과정을 드러내고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의 정체성을 보통의 인생을 살아오신 두 분의 삶과 물건으로 표현하였다.
두 할머니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두 분에 대한 연구자의 관심은 공감으로 이어졌고, 그 공감을 통해 연구자는 보통의 삶이 전달하는 실존적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두 할머니의 삶을 그리며 스스로의 뿌리를 이해하고 정체성에 대해 깨달았다.
그런 까닭에 본 논문은 두 할머니의 삶을 이미지화한 작업이자 존재의 뿌리를 찾아 삶을 포용하는 방법을 확인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