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학습의 집단적 속성에 유용한 분석틀을 제공하는 확장학습을 통해 맥락지식의 형성과정과 특성을 살펴보는 탐색적 연구이다. 이러한 연구 목적을 위해 본 연구에서 다룬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이론적 배경에서는 지식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살펴보았고, 맥락지식과 관련된 주요 개념인 지식의 맥락성, 사회적 상호작용 그리고 암묵지 특성 등을 고찰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 이론적 틀로 상정한 확장학습이 왜 학습의 역동성과 집단적 변화과정을 설명하는 대표적 이론 인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였다. 그리고 모순 극복의 변증법적 과정과 활동체계가 확장되면서 그 결과로서 지식이 생성됨에 대해서도 기술하였다.
이와 같이 이론적 배경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질적연구 방법 가운데 하나인 사례연구(case study)를 진행하였다. 총 15인의 연구참여자들의 심층인터뷰, 참여관찰, 문헌자료 분석 등의 다양한 자료수집 방법이 사용되었고 패턴과 주제를 범주화하여 제시하는 주제분석기법(thematic analysis)을 통해 중요한 의미와 맥락이 결과로 도출되었다.
이러한 연구 내용을 통해 정리된 주요한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민관협의회는 지역의 집결지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4년 2월 창립되었다. 민관협의회 8년 활동의 주요 특성으로는 '민(民)주도 관(官)참여'라는 구성방식, 자치단체장의 강한 의지와 행정적 뒷받침, 집결지 20년 현장활동과 노하우, 긴밀한 논의 등이었다.
둘째, 민관협의회는 활동 과정에서 나타난 주요 모순들을 극복하면서 활동체계를 변화시켜 나갔고 그 결과 100년 동안 이어온 성매매 집결지를 폐쇄시켰다. 또한 민관협의회 주체들은 조율과 협력의 가치를 고려하는 인식과 행동의 변화를 갖게 되었으며 자신의 일터로 네트워크를 확장시키고 있었다. 민관협의회 활동 과정에서 나타난 주요한 모순들은 주체들이 민관협의회에 참여하면서 느끼는 두려움과 당위성 사이의 모순, 자활지원조례를 둘러싸고 나타난 모순, 업주들의 민관협의회 참여에 대한 사용가치와 교환가치 사이의 모순 등이었다.
셋째, 민관협의회 활동을 통해 많은 맥락지식이 창출되었고 연구자는 그 중 맥락지식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네 가지 지식을 선택하였다. 맥락 지식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맥락지식은 공간의 역사적·사회적인 특수한 맥락과 결합되어 있을 뿐 아니라 삶의 일상과 결합된 체화·이해의 과정이었다. 또한 맥락지식은 모순을 극복하려는 협력적 지식창출 과정이며 순환되고 확산되지만 같은 결과를 보이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에 기초하여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이 연구에서는 삶의 맥락과 결합된 사회적 맥락을 강조하는 의미로 맥락지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맥락지식은 집단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관점으로부터 출발하여 그 안에서 모순을 발견하고, 모순해소를 위한 변증법적 과정을 거치면서 형성되었다. 이러한 맥락지식 형성 과정 연구는 학습의 전체 역동성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둘째, 본 연구 '민관협의회' 사례에서는 집단학습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집단학습에서는 집단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상호작용 속에서 집단의 지식 창출을 이루어낸다. 집단에서 각 주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지식을 내어놓고 공유함으로써 이전 개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지식은 또 다른 지식으로 바뀌어 나간다. 이렇게 새롭게 재구성된 지식은 기존에 개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지식과는 다른 맥락지식이 되었다. 다시 말해 집단학습이야말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뛰어넘는 독특한 가치를 지닌 집단의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기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지식 창출에 있어서 모순과 논의(논쟁)의 역할이 핵심적(Engeström, 2008)임을 다시 한번 확증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모순 극복을 통해서 확장학습이 이루어졌고 이러한 모순 극복의 바탕에는 '긴밀한 논의'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서로의 다양한 목소리를 인식하고 협력적 대화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집단 내의 원칙과 합의 그리고 참여 지속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넷째, 본래 평생교육의 역사는 시민사회의 확장과 더불어 시작되었고 평생교육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보다 평등하고 민주적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사회운동의 방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오혁진, 2006). 따라서 지역사회 평생교육은 지역주민의 개인적 성장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경제적, 문화적, 교육적 발전과 지역문제 해결에 교육적으로 개입하여야 한다(김한별, 2019). 본 연구 결과는 지역사회 평생교육의 실천적 측면과 이론적 측면에서 교육적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연구 결과와 논의에 기초하여 후속 연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맥락지식의 형성과정을 활동이론에 기초한 집단 학습 관점에서만 살펴보았는데 이후 집단학습 관점에서는 다뤄지지 않은 개인의 지식을 맥락지식이라는 틀 안에서 통합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맥락지식 형성과정을 한차례 순환과정 속에서만 분석하였다. 활동체계 변화가 추상에서 구체로, 단순에서 복잡으로 변해 간다면 이와 더불어 맥락지식은 어떠한 형태와 특성을 갖게 되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장기적 연구는 단기적 연구에서는 알기 힘든 모순에 대한 역사적이고 구조적 성찰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