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시공간적 제약이 사라지고 세계화, 국제화 시대로 변화하면서 여러 나라의 문화간 이해와 교류가 증가하였다. 외래문물을 분별없이 수용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정체성이 상실되고 정체성 회복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한 나라의 문화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회복할 수 있는 뿌리가 되며 자신이 소속된 사회의 문화를 경험하며 정체성이 형성될 수 있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그 나라의 고유한 문화를 전통문화라고 한다.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수용하는데 중요한 매개체가 되며, 자아정체성을 바탕으로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하고 재창조할 수 있으므로 자신이 속한 공통된 문화 안에서 정체성이 확립되어야 한다.
유아 시기는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고 정체성을 형성하는 시기로 전통문화를 활용해 정체성 교육을 하기에 바람직하다. 유아는 놀이를 통해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고, 다른 유아들과 문화를 형성해 나가며 편견 없이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고 문화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전통놀이는 유아 정체성 교육에 적합한 매체이다.
전통놀이 중 탈놀이는 우리나라 문화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우리 민족의 삶과 정서가 담겨있는 전통예술이자 전통놀이이다. 놀이적 특성과 문학적, 음악적, 신체적 요소가 모두 포함된 종합적 극 예술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세계적으로도 높게 평가되는 가치 있는 놀이이다.
박물관은 조상들의 업적과 문화를 잘 보존하고 후대의 전달하는 목적으로 하고 있어 교육적 가치가 높다. 전통문화교육에 있어 지나간 시간에 대해 추상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전통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한다. 또한 구체적 유물들을 직접 보고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과 전통놀이를 통해 유아에게 보다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활동이 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전통놀이 중 예술성과 놀이성, 문화적 고유성의 가치가 높은 탈놀이를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다양한 박물관 및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실행연구하고, 실행연구를 경험한 유아들의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유아교육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적용 및 운영 가능한 교육적 지원 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전통 탈놀이 활성화를 위한 박물관과 유아교육기관의 연계 방안 실행연구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연구문제 2. 전통 탈놀이 활성화를 위한 박물관과 유아교육기관의 연계 방안 실행연구를 통해 나타난 유아의 변화는 어떠한가?
본 연구의 방법으로는 교육 현장의 개선을 목적으로 하여 현장의 문제를 변화시키고, 개선을 위해 실행과 실천, 반성적 사고 과정으로 순환적으로 전개되는 실행연구로 진행되었다. 경기도의 P 직장어린이집 만3, 4세 혼합 연령반에서 총 6명의 유아가 연구에 참여하였으며, 교사가 연구자이자 연구참여자로 참여하였다. 2021년 4월1일~10월8일까지 문제점을 인식하고 실행을 계획하였으며, 2021년 10월11일부터 7주간 연구를 실행하였다. 이후 실행에 대한 점검 및 평가와 분석이 이루어졌다. 참여관찰과 유아면담, 교사저널, 유아작품, 기록문서와 영상, 사진 등의 다양한 기록물들을 수집하였으며, 주제별 약호화 방법 중 연구문제에 따라 축(중추적) 코딩(axial coding)과 선택적 코딩(selective coding)으로 분석하였다. 연구물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삼각검증법과 동료검토법을 활용하였다.
본 연구자는 5개월 동안 실시한 전통놀이 특색프로그램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분석하였다. 그 결과 유아교육기관에서의 박물관 프로그램의 단편적인 활용, 정보과 자료의 효율적인 활용의 필요성, 교사의 정보력과 준비성 부족이라는 문제점이 인식되었다. 이 문제점을 바탕으로 개선 방안을 계획하고, 1차 실행이 이루어졌다. 전통 놀이로는 유아들이 흥미가 있는 전통 탈놀이를 선정하였으며, 놀이의 전개에 따라 박물관의 특성을 고려하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자료, 체험, 매체 등을 활용하였다. 1차 실행 과정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음악과 사물악기에 대한 흥미를 시작으로 유아들의 전통 탈놀이가 시작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물악기에 대한 높은 관심은 유아들의 즉흥적인 의견에 따라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을 온라인으로 보면서 다양한 악기들을 탐색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국립국악원의 다양한 콘텐츠들을 활용하면서 탈에 대한 흥미가 높아졌으며, 우리 음악과 탈놀이를 친근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 박물관 프로그램 이용에서는 박물관의 놀잇감에서 심미감을 느끼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이를 활용하여 탈춤 추기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박물관에서 제공된 그림 도안을 통해 다양한 놀이가 이루어졌으며, 영상자료를 통해 탈의 궁금증을 해소하게 되면서 박물관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박물관 영상의 탈춤을 보면서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춤을 추면서 탈춤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세 번째, 온택트의 활용한 박물관 연계에서는 온라인 전시와 공연, VR체험 등 다각적인 매체를 활용해 볼 수 있었으며, 교사의 지원에 따른 AR 어플과 홀로그램 지원은 유아들이 박물관이라는 공간을 가깝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유아들이 수용적으로 영상을 관람할 때보다 미디어를 사용하는 습관이나 태도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향상되었다. 네 번째, 우리나라의 지역탈박물관의 연계에서는 우리나라의 날과 다른 나라의 탈을 비교, 탐색해 보면서 다른 나라의 탈은 무섭다고 느끼나 우리나라의 탈이 다양한 표정을 통해 재미있고 친근하게 느끼고 있다는 정서적인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지역탈박물관의 경우, 다양한 탈을 볼 수 있는 장점은 있었으나 온라인 전시관만 단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정보나 놀이로 연계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었다. 1차 실행을 반성적 사고를 통해 평가한 결과, 디지털 기기의 효율적인 운영 방법의 필요성, 유아 놀이 존중의 필요성, 유아 주도적인 활동가 놀이의 필요성이 나타났으며, 2차 실행의 개선 방안으로 참여적 박물관으로 연계 및 활동이 수립되었다. 2차 실행에서는 제일 처음 박물관과 편지를 통해 소통이 이루어졌다. 유아들은 박물관이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가 있는 곳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고, 자신들이 궁금한 부분을 질문을 편지로 보내게 되었다. 박물관에서 답장이 오면서 유아들의 박물관에 대한 관심과 탈놀이의 흥미가 매우 높아졌다. 두 번째, 줌(zoom)을 활용한 양방향 소통이 이루어졌다. 디지털 매체 중에 하나인 줌을 활용하여 박물관 선생님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서로 대화를 하고, 박물관에 대해 이해해 가면서 가보고 싶은 재미있는 공간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줌을 통해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것은 유아에게 새로운 소통 방법을 경험하게 되면서 의미로운 시도가 되었다. 세 번째, 박물관과의 관계를 통한 직접 경험이다. 유아들은 그동안 쌓았던 관계를 바탕으로 재미있는 놀이의 공간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박물관 안에서 유아들이 주도적으로 전시를 관람하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였으며, 적극적으로 다양한 전통놀이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네 번째는 푸른반 탈박물관의 실현이다. 참여적 박물관을 통해 주도적으로 박물관을 경험하고 연계, 확장했던 유아들은 전시에 대한 흥미가 높아졌고, 다른 사람에게도 탈놀이와 탈 작품을 소개하고 싶어하였다. 실제로 탈박물관을 기획하고 구성하였으며, 탈박물관을 주최하면서 유아들 스스로가 탈박물관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탈박물관을 마무리한 후 평가에서 유아들의 만족도와 성취감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후에도 탈놀이는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1차 실행과 2차 실행을 통해 박물관과 연계를 통해 전통 탈놀이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각적인 매체를 통해 박물관을 경험하고 참여적 박물관을 유아들이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전통 탈놀이에 대한 연계 및 확장이 활발하게 되었고, 유아들이 스스로 놀이를 즐기면서 전통탈놀이 활성화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전통탈놀이 활성화를 위한 박물관과 유아교육기관의 연계 방안 실행 연구를 경험한 유아들은 신체적 기술능력과 의사소통능력, 창의성(탐구능력), 예술표현능력이 향상되었고, 정서와 사회성이 발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 박물관과 유아교육기관의 연계는 전통 탈놀이를 활성화 하는데 효과가 있었으며, 특히 참여적 박물관의 연계는 유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우리의 문화와 놀이를 이해하는데, 교육적 효과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