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발달장애인 공공후견지원 사업과 사업 참여 주체들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파악함으로써 발달장애인 공공후견지원 사업(이하 공공후견지원 사업이라 함)의 실제를 이해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발달장애인 공공후견지원 사업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으며, 사업 참여 주체들은 어떠한 경험을 하고 있는가?'라는 연구 질문을 바탕으로 Stake(1995/2000)가 제시한 질적 사례연구 방법을 적용하여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독특성과 공통성을 포함한 경계를 지닌 사례로 '서울시를 중심으로 한 발달장애인 공공후견지원 사업'을 선정하였다.
질적 사례연구는 사례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원을 활용하여 자료를 수집하는데 본 연구에서는 문서고찰, 심층인터뷰, 초점집단인터뷰 등을 활용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문서고찰은 공공후견지원 사업과 관련된 문헌과 자료, 보고서, 기사 등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공공후견지원 사업의 참여 주체는 다양하다. 그중 주요한 참여 주체인 피후견인과 후견인의 후견지원 과정과 경험을 사실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였다. 또한 공공후견지원 사업을 연계하여 진행하는 기관들의 업무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 참여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후견감독인, 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 공공후견 법인, 서울시 발달장애인 공공후견제도 지원사업의 실무자를 대상으로 초점집단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Stake(1995/2000)가 제시한 범주의 합산, 직접해석, 유형의 성립, 자연적 일반화의 방법을 통해 분석하였고 6개의 대범주와 24개의 소범주가 도출되었다. 주요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발달장애인들은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후견인과 연결되고, 후견인들은 발달장애인에 대한 익숙함과 이들을 돕고 싶은 마음으로 후견활동을 시작한다. 후견인과 피후견인의 만남은 후견지원 기관의 실무자들에 의해 지원되는데 실무자들은 모두 장애인에 대한 관심에서 후견 업무를 시작하여 공공후견 사업을 지원하고 있었다.
둘째, 공공후견지원 사업은 여러 기관이 순환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역할을 하고 있었다. 공공후견지원 사업의 교육과 홍보를 진행하는 서울시 발달장애인 공공후견제도 지원사업 수행기관, 최초로 후견신청을 접수하고 최종적으로 후견감독사무보고를 하는 시군구, 후견심판 청구지원을 하는 발달장애인지원센터, 후견인을 양성하고 후견활동을 지원하는 공공후견 법인의 실무자들은 서로 연계하고 협력하며 일하고 있었다.
셋째, 본 연구에 참여한 공공후견인들은 피후견인의 필요에 따른 후견 사무를 지원하고 있었다. 이들은 크게 가족과 친구 같은 정서지원자, 일상의 필요를 채우는 조력자, 보호자가 필요한 상황에서의 법적 옹호자, 소소하지만 막중한 재산관리자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넷째, 후견인들의 의사결정 지원을 위한 노력과 피후견인과의 의견 조율에 대해 분석한 결과 후견인들은 피후견인의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 직·간접적인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피후견인의 자기결정을 존중하면 복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현실에서 갈등하며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후견인도 있었고 의사결정을 대행하는 후견인도 있었다. 반면에 피후견인들은 후견인과의 경험과 신뢰를 통해 후견인과 의견을 조율하거나 순응하고 있다고 하였다.
다섯째, 공공후견 사업은 참여 주체에 따라 다른 성과를 나타냈다. 먼저 피후견인은 후견인이 생긴 이후 정서와 삶이 안정되고, 함께 할 수 있는 든든한 조력자가 생겼으며 재정보호를 통해 자립을 준비하게 되었다. 후견인과 실무자들은 후견업무를 하면서 개인적인 보람을 느끼는 일거양득의 경험을 하고 있으며 후견사무에 대한 이해와 실천경험이 축적되고 있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후견지원자들의 고충 및 어려움을 분석한 결과 후견인들은 책임으로 짊어진 재정적 부담,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문제, 책무와 현실 사이의 갈등, 정보와 멘토의 부재로 인한 한정된 지원을 고충으로 표현하였다. 또 후견인과 실무자들에게는 후견제도의 생소한 법적 용어와 절차의 어려움, 필요한 자원 불균형의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주요 연구 결과와 관련된 실천적, 정책적 제언은 다음과 같다. 먼저 실천적 제언의 주요 내용은 공공후견제도에 대한 중증발달장애인의 교육 및 상담창구의 마련, 발달장애인을 위한 역량있는 후견인 양성, 공공후견인의 역할 정립과 후견활동에 대한 모니터링 및 슈퍼비전 제공, 공공후견인의 역량 강화를 위한 정보제공 및 보수교육 강화이다. 다음으로 정책적 제언의 주요 내용은 후견업무를 전담하는 기구마련, 피후견인의 신상보호를 위한 대리권의 확대 방안 마련, 원활한 공공후견지원을 위한 예산 및 인력지원이다.
본 연구의 의의는 질적 사례연구를 활용하여 공공후견지원 사업의 실제를 파악하고자 하였으며 복합한 후견제도를 이야기체를 통해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기술한 것이다. 또, 선진국의 사례를 소개하여 우리나라 공공후견 사업의 발전방안을 제시하고자 한 점에서 본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지역적으로 서울시를 한정하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피후견인만을 대상으로 연구참여자를 선정하였으며 후견인과 피후견인을 매칭하여 자료수집을 하지 못한 한계를 지닌다. 무엇보다 사례연구에서 중요한 자료수집 방법인 관찰을 코로나19의 상황으로 인해 수행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쉬운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