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는 길리어드 공화국의 '시녀' 오브프레드의 서술기록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본 연구는 오브프레드의 글쓰기가 여성억압적인 길리어드 사회에 가지는 저항적 힘이 독자를 통해 완성되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보고자 한다.
기독교 근본주의와 가부장제가 국가의 기본원리로 작동하는 길리어드 공화국은 출생률 증가를 위해 '시녀'라는 이름의 대리모 체제를 운영하여 여성들을 착취하고 억압한다. 본 연구는 길리어드가 여성의 존재가 치를 국가 존속을 위해 재생산의 도구로만 한정시키기 위하여 언어를 박탈하여 여성들의 상징 생산을 금지하는 과정을 본다. 주체적으로 자신을 구성하고 세계를 바라볼 힘을 박탈당한 오브프레드는 길리어드 사회가 주입하는 이념을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받아들인다. 오브프레드의 정체성은 아이를 낳는 자궁이라는 물적 존재로만 남게 된다.
이어 체제의 감시를 피해 파편화되어 진행되는 오브프레드의 글쓰기는 여성 억압에 저항할 힘을 내포한다. 특히 본 연구는 오브프레드의 서술은 낮 서사와 밤 서사로 구성된다는 특성을 중심으로 낮 서사는 길리어드의 삶을 관찰하면서 오브프레드가 응시와 서술의 주체로 나서게 하고, 밤 서사는 과거를 기억함으로써 체제에 저항하는 측면을 분석한다. 낮과 밤으로 나뉘어 번갈아 있는 글쓰기는 문제적 과거를 밝혀냄으로써 오브프레드에게 자아 성찰과 인식 확장을 가능하게 하고, 이러한 재구성으로 체제 저항의 의지를 갖춘 주체로의 발전을 이끈다.
재구성된 오브프레드의 서술은 빈틈을 통해 독자를 텍스트 속으로 초대한다. 이에 본 연구는 열린결말과 에필로그에서 이러한 빈틈이 부각되고 있음을 본다. 오브프레드의 체제 저항은 독자의 상상력과 함께 독자의 가부장적인 현실로 나아간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오브프레드의 여성 억압에 대한 저항이 『시녀 이야기』 속의 길리어드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밖의 독자에게 계승되어 현실의 여성억압에 맞서는 사회 저항의 가능성으로 확대됨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