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한국의 저탄소 개발 전략(Low-Emission Development Strategy, LEDS)의 발표로 한국은 2050년 탄소중립 선언국가 대열에 포함되게 되었다.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이행계획으로서 전년도 10월 한국정부는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를 발표하였다. 비교적 단기간에 수립된 장기계획으로서 이를 부문별, 부처별 이행계획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부문 간의 연계성에 대한 검토는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면이 있다. 정부는 탄소중립시나리오의 발표에 이어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21.11)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은 탄소중립시나리오에서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던 수소부문에 대한 세부적인 목표와 이행계획을 담고 있다. 제시된 수소공급 및 활용목표에 따른 전환부문에의 영향은 기존 전환부문의 탄소중립시나리오에서는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은 내용이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 전력시스템을 반영한 상향식 전력시스템 모형을 활용하여 수소부문의 수소생산목표가 전환부문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 및 전력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정량적으로 분석한다. 수소생산의 전력시스템 영향분석은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수소생산 시나리오 그리고 기술확산 전제에 따른 추가 시나리오 6가지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정부에서 발표한 전환부문의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목표 발전믹스, 배출량을 전제로 하며, ESS와 양수발전 설비만을 저장설비를 활용하는 시나리오이다. 수소생산 시나리오는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수소부문의 국내 그린수소 생산목표를 반영한 시나리오로서 ESS와 양수발전 설비 외 수전해 설비가 유연성 자원으로서의 역할을 분담한다. 기술확산에 따른 영향 분석에서는 ESS와 태양광 각각의 보급속도에 대한 제약을 완화하는 경우 이뤄지는 발전믹스 및 수전해설비 투자 변화을 분석한다. 상기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본 연구는 1)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기본 전제를 바탕으로 한 전환부문의 감축경로를 구현하고, 2) 국내 그린수소 생산이 추가적으로 이뤄질 경우 전력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정량적으로 분석하며, 3) 국내 수소공급가격 수준에 대하여 검토하였다.
국내 수소생산 시 한국의 전력시스템 영향분석 결과, 한국의 전력시스템은 수소생산설비 도입에 따른 잉여전력 활용 증대효과는 현저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수소생산 시 일정기간 동안 일시적인 배출량 증가가 일어나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투자가 조기에 이뤄지게 하는 영향도 있었다. 이에 국내에서 수소 생산을 하는 경우 2050년에 근접할수록 배출량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수소생산에 따른 연도별 총 시스템 비용의 증가율는 0.6~14.5%, 전력단가 상승률은 0.1~2.4% 수준이었다. 국내수소생산가격은 국외 주요 연구기관의 전망치 대비 다소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만 2050년에 국가목표 공급가격인 2,500원과 보다 소폭 낮은 1,805원으로 전환부문 탄소중립시나리오와 수소부문 목표공급가와 일정 부분 정합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소경제 기본 이행계획에서 발표한 국내 그린수소 공급목표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현재 정부기관에서 발표된 재생에너지의 시장잠재량의 대부분이 활용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설비비 하락 및 보급이 크게 동반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그린수소의 국내생산은 전력시스템 계통비용 절감에 일부 기여하며 총 배출량의 증가 없이 전력계통의 탈탄소화를 가속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소생산 자체가 전력시스템의 비용을 증가시킨다는 점과 국내 수소생산단가가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그린수소 생산은 전력믹스에 대한 계획연계와 더불어 그 양적 측면이나 활용에 있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ESS를 수전해 설비가 대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국가전력계획 수립 시, 전력믹스별 저장소 필요에 따라 다양한 저장믹스가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