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학습자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독자로의 성장을 위한 읽기 교육의 방안을 제안하려는 목적의식에서 출발하였다. 독서교육(읽기 교육)의 목적은 독서 능력을 바탕으로 학습자가 스스로 독서 문화를 즐기고 자신과 세계에 대해 성찰하는 태도를 배양하는 것이다. 독서교육은 교육과정에서 완결되지 않는 것으로 학습자의 전 생애에 걸쳐 이루어지는 영역이므로, 독서교육은 학습자 내면의 성장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독서를 통해 학습자가 자신의 삶을 가꾸기 위해서는 텍스트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해석과 감상에 대한 유연하면서도 주체적인 시각이 필요한다.
본고는 이에 부합하는 읽기 교육의 방안으로 대화적 이해를 제안하였다. 교육적인 방법으로의 대화적 교수법은 바흐친의 대화주의를 주된 이론적 배경으로 삼았다. 바흐친의 대화주의는 나와 타자의 다름을 바탕으로 상호주체적이고 종결되지 않는 대화의 연속성을 추구한다. 독서교육에서 바흐친의 대화주의에 기대어 읽기 교육 방안으로 제시하고자 하는 바는 텍스트나 작가의 의도 또는 권위 있는 해석에만 매몰되지 않고 읽기 주체들이 상호주체적으로 대화하며 해석의 유연성을 담보하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에 본고는 읽기 교육 방법으로 대화적 이해를 제안하면서 대화의 절차를 '내적 내화'-'외적 대화'-'통합적 대화'의 순환적 과정으로 제시하였다. 대화적 이해의 교육적 의의는 대화의 개방성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학습자 상호 간, 학습자와 교사 간에 상호주체성을 담보로 독자의 내적 성장을 도모하고 작품을 대화적으로 이해하여 독서를 통한 문화적 체험과 문학의 생활화를 실현하도록 하는 것에 있다.
대화적 이해를 위한 읽기 교육 교수-학습 방안을 구현하기 위해 『춘향전』을 학습제재로 선정하여 국어과 교육과정의 목표와 내용을 바탕으로 설계하였다. 『춘향전』의 담화적 특성을 이해하면서 텍스트가 갖는 대화성에 주목하여 학습자가 작품과 대화적으로 소통하고 이해함으로써 문학과 자신의 삶을 연결하여 심화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보았다. 『춘향전』을 대화적 이해를 위한 텍스트로 삼았으나, 이 연구에서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춘향전』과 같은 대화적인 요소를 전면에 내세우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접하는 다양한 문학 작품과 독자가 갖게 되는 대화적 관계에 주목하고자 하였다. 바흐친의 말대로 소설이 가장 대화적일 수 있는 텍스트라 하더라도 그것이 소설만 대화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마찬가지로 『춘향전』과 같은 다성적인 텍스트만을 대화적으로 교수-학습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작품이 하나의 절대적인 해석이나 감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면 독자의 주체적인 목소리를 읽기 교육의 측면에서 이끌어 낼 수 있게 하는 것은 장르적인 특성에 제한을 받지 않아야 한다.
그러므로 본고에서 제시하는 대화적 이해를 위한 읽기 교육 방안이 다양한 텍스트에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를 통해 학습자가 읽기 교육이 추구하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독자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