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대인관계에서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의 애착회피 수준과 외상 후 성장 간의 관계를 탐색하고, 그 과정에서 공감능력과 외상경험 개방에 대한 정서적 지지의 순차적 매개효과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수도권에 거주하는 성인을 대상으로 외상경험 질문지, 성인애착 척도, 타인 정신화 척도, 외상경험 개방에 대한 정서적 지지 척도, 외상 후 성장 척도로 구성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고, 270명이 응답하였다.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SPSS 28.0을 이용하여 상관분석과 회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순차적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PROCESS Macro(Hayes, 2013)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대인관계에서 외상을 경험한 성인의 애착회피 수준은 외상 후 성장에 부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공감과 외상 경험 개방에 대한 정서적 지지는 외상 후 성장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애착회피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공감과 외상경험 개방에 대한 이중 매개 효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애착회피 성향이 높을수록 타인에 대한 공감수준이 낮아지고, 이는 외상을 경험한 개인이 안전한 관계 속에서 자신의 외상경험을 개방하고 이에 대한 정서적 지지를 얻는 것을 방해하여 외상 후 성장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대인외상을 경험한 이후 외상 후 성장에 이르는 과정에서 생애 초기에 주 양육자와의 관계를 통해 형성한 애착이 관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외상 후 성장과 관련된 선행연구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던 변인인 공감이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보았다는 의의가 있으며, 이는 비록 생애 초기에 양육자와의 애착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하더라도 상담 과정에서 공감능력의 개발에 개입하여 외상 후 성장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