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은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어 성과를 내고 있는데, 최근에는 법률 분야 중 변호사의 법률서비스뿐만 아니라 재판절차에서 도입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다. 본 연구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공지능 판사가 형사재판에서 유무죄와 양형을 판단하여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이를 신뢰하고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승부조작 사건에서 인간 판사와 인공지능 판사가 유무죄와 양형 판단을 전부 또는 분담하여 판결한 4개의 시나리오를 스포츠단체 임직원, 스포츠팬과 변호사에게 무작위로 제시하고 판사가 내린 판단의 공정성, 신뢰성 및 배정된 판사에게 재판받을 의사를 온라인 설문지를 통하여 총 201명으로부터 응답받았다.
형사재판에서 인간 판사와 인공지능 판사가 유무죄와 양형을 전부 또는 분담하여 판결한 경우 인간 판사나 인공지능 판사의 유무죄, 양형 판단의 공정성, 신뢰성에 대하여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변호사와 변호사 자격이 없는 일반인 사이에도 인간 판사나 인공지능 판사의 판단에 대한 공정성, 신뢰성, 배정된 판사에게 재판을 받을 의사에 대하여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참여자가 형사재판의 당사자가 되어 재판을 받는 경우 인공지능 판사 또는 인간 판사로부터 유무죄와 양형 판단을 받을 의사가 있는지와 관련하여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참여자들은 본인이 형사재판의 당사자가 되어 재판받는 경우 인공지능 판사보다는 인간 판사에게 유무죄와 양형 판단을 받고 싶어 했다. 또한, 참여자들은 본인이 형사재판의 당사자가 되어 재판받는 경우 양형과 비교하여 유무죄에 대하여 인공지능 판사보다는 인간 판사에게 더 판단 받고 싶어 하는 경향을 보였다.
위 연구 결과를 통해 향후 형사재판에서 인공지능 판사를 도입하게 된다면 재판당사자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인간 판사와 어떻게 협업하고 분담해야 하는지에 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