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배경: 우리나라의 의료 생산 및 공급체계는 민간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그리고 국민건강보험 방식의 보건의료체계 속에서 의사와 의료기관은 의료자본의 지배력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성장하였다. 이는 공공의료를 확충하여 건강보장성을 강화하려는 현 정부와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정원 증원, 공공의대 설립 등의 정책 추진에 반대하며 파업을 진행하였고 언론은 이에 대한 담론을 양산하였다. 이때 언론의 보도 방식과 방향은 대중의 정보수용과 해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언론 내 이념이나 정치적 성향은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여론을 형성할 때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이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념 성향에 따른 언론 매체별로 2020년 의사파업에 대한 보도 양상과 프레임 방식이 어떠하였는지 살펴보았다.
연구방법: 분석 대상 매체는 한국 ABC협회 2019년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주요 일간지 10위 내에 있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으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언론의 사회적 이념과 가치에 따라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보수 매체로 한겨레, 경향신문은 진보 매체로 분류해 분석하였다. 분석대상은 뉴스 검색 서비스인 빅카인즈(BIGKINDS)를 활용하여 대한의사협회가 최초로 파업을 예고한 2020년 6월 28일부터 정부와 합의를 체결한 2020년 9월 4일까지 보도된 493건의 기사로 선정하였다. 우선 의사파업의 보도양상을 살펴보기 위해 기사, 취재, 정보원 유형을 분석 요소로 선정하고 이념성향에 따른 매체별로 비교 분석하였다. 그리고 전체 기사 493건 중 사설에 해당하는 24건은 프레임 분석을 실시하였다. 프레임 유형은 선행연구의 프레임 유목에 따라 분류하는 연역적 방법과 분석 기사 내 특성을 반영하는 프레임을 도출하는 귀납적 방법을 통해 분류하였다. 이후 이념 성향에 따른 매체별로 프레임 유형과 내용에 차이가 있는지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보수 매체와 진보 매체 모두 기사 유형은 사건 중심 보도의 비율이 높았고(P<.001), 취재 유형은 직접 취재의 비율이 높았다(P<.001). 정보원 유형은 보수 매체와 진보 매체 간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01). 사설 프레임 분석을 위해 도출한 6개의 프레임을 바탕으로 내용분석한 결과 보수 매체와 진보 매체 간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5). 보수 매체는 원인 제공 프레임을 통해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부각하였지만 공공성, 도덕성 평가 프레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진보 매체는 공공성, 도덕성 평가 프레임을 통해 공공의료를 강조하며 대한의사협회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비판하였고 동시에 원인 제공 프레임을 통해 이해관계자 간의 협의가 부족한 점을 보도하였다.
결론: 보수 매체와 진보 매체 간에 보도 양상과 프레임 방식에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언론에서 재생산하여 보도한다면 객관적인 정보 전달이 어렵기 때문에 공중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보건의료체계의 개선과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따라서 언론은 공공의료정책을 둘러싼 갈등 이슈에 대해 여론을 형성할 때 게이트 키퍼(Gate Keeper)로서의 역할을 다하며 올바른 의제설정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