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학부모가 구분되는 시점은 자녀가 공교육에 편입되면서부터이다. 학부모는 이때부터 부모의 역할과 더불어 자녀의 학업적 성취를 도와줄 학부모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4차 산업사회의 교육 패러다임은 학부모가 학생이었던 3차 산업사회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다. 암기력 위주의 교육은 창의력 중심으로 변화하였고, 교육의 목표 또한 '산업역군 양성'에서 '문제해결력을 가진 인재 양성'으로 방향을 선회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에도 교육당국이 교육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여전히 학생과 교사일 뿐 학부모는 아니다. 교육당국에서 진행하는 학부모 교육은 학부모가 알고 싶어 하거나 또는 알아야만 하는 학부모의 역할에 관한 교육이 아니라, 학부모회 등 학교 운영에 학부모를 참여시키는 교육 위주이다. 이런 현실적 상황에서 학부모는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인지할 수 없으며, 따라서 자녀의 교육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여지는 급격하게 축소된다. 특히 COVID-19 판데믹으로 인한 재택학습 기간이 길어지면서 학부모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본 연구는 기존 연구들이 규정한 바와는 다르게 부모와 학부모의 역할이 다르다는 점에 기초하여 학부모의 역할과 역량을 다시 조정하였다. 연구자는 기존의 연구가 부모의 역할과 학부모의 역할을 딱히 구분하지 않고 있는 점에 주목하였다. 어떤 연구는 학부모의 역할에 대한 언급도 없이 역량만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그 이유는 기존의 연구들은 교육당국이 최초에 규정한 학부모의 역량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자는 문헌조사를 수행하였고 요구조사를 통해 얻은 정보를 델파이 기법으로 분석하여 부모의 역할과 구분되는 학부모만의 역할을 규정하였는데, 그것은 학습지도역할, 생활지도역할, 진로탐색역할로 요약된다.
본 연구는 학부모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ADDIE 모형에 기반한 총 8차시의 본 교육 프로그램은 학부모가 어떤 방향으로 자녀의 학습을 지도해야 하는지, 학습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생활습관을 만들어야 하는지, 그래서 성인으로서 살아갈 삶을 어떻게 계획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인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비록 8차시라는 짧은 교육을 통해 학부모가 필요한 역할을 이해하고 역량을 기르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겠지만,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당연한 듯 답습했던 교육당국의 시각에서 벗어나 학부모의 실질적인 요구를 담은 맞춤형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