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존 밀턴(John Milton, 1608-74)과 존 번연(John Bunyan, 1628-88)의 핵심 신학사상을 비교하는 연구이다. 이미 이 두 분에 대한 개별적 연구가 많이 되어 있지만, 실제로 이 두 사람에 대한 비교연구는 충분하지 않다. 문학계는 두 분의 작품을 문학의 주제 아래 설정하여 그 기교나 내용을 설명하고, 신학계는 신앙의 차원에 두 분의 사상과 신학을 점검하는 경향이다. 따라서 이 두 영역을 종합하여 문학과 신학, 더 나아가서 두 분의 실제적인 삶의 정황까지 고려하여 사상사(思想史)와 실증사(實證史)를 염두에 두면서 역사적인 종합평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두 분의 사상을 비교 연구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두 분을 17세기 영국 청교도로 분류 하면서 그 분류의 명확한 입장이 잘 정리 되어 있지 않는 점이다. 특히 번연의 신학사상에 대해서는 아직도 설왕설래하며 보다 명확한 설명이 요구된다. 밀턴과 번연의 문학 작품을 연구해야 할 세 번째 이유는 많은 분들이 두 분의 문학 작품의 내용을 오해 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밀턴의 『실낙원』의 제목과 내용을 보면 마치 성경 창세기의 이야기를 확대 개편하는 인상을 받는다. 그러나 밀턴의 『실낙원』 은 단순한 창세기 해석이 아니라 밀턴 당시 권력자들에게 주는 하나의 강력하고도 도전적인 정치적 담론(談論)이 포함된다. 또한 번연의 『천로역정』과 『거룩한 전쟁』도 기독교인의 신앙 투쟁에 중심 사상이며 실제 사람을 죽이고 사회를 파괴하는 '의로운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본 논문은 밀턴의 '사회구원'과 번연의 '영혼구원'의 영역을 비교해서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두 분이 쓴 문학작품들을 원 자료로 문헌 연구를 하되 실증적 증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을 경우 그들의 자서전적 글이나 자료를 분석하고 설명할 것이다. 본 연구는 총 7장으로 구성할 것이다. 제1장은 이미 거론한 연구이유와 주제설정과 연구방법이다. 제2장에서 두 분의 출생 배경과 성장, 그리고 정치와 교육환경을 비교함으로, 밀턴이 개인적인 신앙보다 정치 사회적 개혁에 시선을 돌리나, 번연은 신앙적 영혼구원에 온 힘을 쏟는 것을 밝힐 것이다. 제3장은 밀턴의 대표작 『실낙원』과 번연의 대표작 『천로역정』을 비교하여 그 사상적 차이를 분석할 것이다. 여기에서 밀턴의 지상왕국을 건설할 사회 '구원'의 역사관과, 천국을 소망하는 번연의 前千年的 종말론의 역사관이 비교되어 설명될 것이다. 제4장은 밀턴의 『투사삼손』과 번연의 『거룩한 전쟁』을 비교 분석함으로 그들의 정치사상과 경건신학을 비교하여 살펴보려 한다. 제5장은 밀턴과 번연의 교회관이며, 제6장은 밀턴과 번연의 가정관을 비교하여 논할 것이다. 제7장은 결론으로서 밀턴과 번연의 사상적 차이를 종합하여 설명하고 아울러 두 분이 어떤 의미에서 청교도로 분류되는지 설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