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이스라엘의 '왕권'과 '왕의 제도'의 기원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시작하였다.
사무엘상 8장은 왕권에 대한 이스라엘의 문서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사사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드온을 왕으로 세우려고 했다는 점과 그의 아들 아비멜렉이 실제로 3년간 세겜에서 왕 노릇하였다는 기록이 있지만, 이스라엘 안에서 인간 왕권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과 하나님의 인증은 사무엘상 8장에서 시작되었다.
사무엘상 8장에서 이스라엘의 장로들이 사무엘에게 "모든 나라와 같은 왕"을 요구할 때 사무엘은 기뻐하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것이 자신을 버린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도 '왕의 제도'에 대하여 조건적으로 허락하셨다. 그러므로 사무엘상 8장에 나타난 왕에 대한 내용을 왕정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로만 볼 수 없다.
사무엘상 8장에서는 하나님께서 왕정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직접 계획하셨다. 사무엘서나 열왕기, 그리고 역대기에서는 하나님 보시기에 악하고 부정적인 왕들이 많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성경은 분명히 하나님께서 세우신 왕의 이미지에 일부나마 부합되는 긍정적인 왕의 모습도 보여준다. 이러한 왕에 대한 긍정 혹은 부정적인 평가는 철저히 신명기 17장과 사무엘상 8장에 기록되어 있는 '왕의 제도'에 의해서 판단된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왕의 모습은 무엇일까? 필자는 사무엘상 8장을 바탕으로 하는 '왕의 제도'을 통해서 이상적인 이스라엘 왕의 모습을 고대 근동의 왕과 그 제도와 비교하여 연구한다.
이스라엘 왕권과 그 제도의 비교는 이스라엘만의 독특한 왕에 대한 개념을 찾아갈 수 있었다. 또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에 원하시는 이상적인 왕의 형태가 무엇인지 알기 위하여 왕권이라는 테두리 안에 행해졌던, 사울, 솔로몬, 아합 왕의 사건들은 그들의 결과에서 얻어 질 수 있는 이스라엘의 고유한 왕정 제도를 엿보게 한다.
그리하여 필자의 결론은 이스라엘 왕권의 가치는 율법의 준수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율법은 왕의 힘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결국 그 목적은 왕권을 보호하는데 있다.
그렇다면 사무엘상 8장에 나타나는 '왕의 제도'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무엇으로부터 시작된 것인가? 그것에 대한 해답은 '재판하다', '다스리다', '싸우다'라는 단어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스라엘이 원하는 왕의 형태는 이러한 3개의 단어에 나타나는데, 이것은 고대 근동의 왕정에서 두드러지는 형태이기도 하지만 이스라엘에서는 여호와의 권리였다. 이러한 왕정의 형태는 이스라엘 '왕의 제도'의 기록연대를 포로기 이후로 보는 견해를 주장하게 하였지만, 필자는 이집트 왕정에 대한 비교 연구를 통해서 그것에 대한 생각을 수정할 필요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왕의 제도'의 목적이 왕권에 대한 위험성과 더불어 왕권의 수호와 이스라엘의 보호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논문을 통해 이스라엘의 '왕권'과 '왕의 제도'에 관하여 긍정적인 이미지를 찾아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