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유기견 입양 키트 디자인을 통해 유기견 입양 활동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사회적 인식 확산을 주도하여 보다 많은 잠재적 유기견 입양인들의 실천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개를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은 질적인 측면에서 틀림없이 성장하였다. 가축에서 반려견으로 격상된 개의 호칭은 인간 사회 내에서 달라진 개의 지위를 반영한 변화라 할 수 있다. 반려견이 인간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의 양적인 성장 역시 두드러진다. 반려견을 기르는 가족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1년 기준 대한민국 전체 가구의 15%가량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4년 연속 연간 10만 마리 이상을 기록 중인 유기견 발생 통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관심과 해결 의지를 필요로 하는 미결 과제가 잔존해 있음을 단적으로 시사한다. 유기견의 발생 경로와 원인은 다양하지만, 생명으로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존엄성이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훼손되는 측면이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 연말이나 크리스마스와 같은 특정시기에 선물로서 제공되는 강아지들이 있다. 이들은 '강아지 공장'이라 불리는 사육장에서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받으며 출산된 강아지들인 경우가 많다. 상품으로서 유통되어 소비자들에게 분양되는 강아지들은 성장단계에서 어미로부터 정상적인 사회화 교육을 거치지 못하기 때문에 분양 후에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교정되기 어려운 행동들로 인해 파양이라는 결말로 이어지는 경우 역시 드물지 않다. 다른 한 편으로는 준비되지 않은 분양이 유기견을 발생시키는 경로 중 하나이다. 단순한 외로움이나 주변의 입양 소식 등에 자극 받아 충동적으로 결정한 강아지 분양은 종종 유기나 파양이라는 책임지기 어려운 결과를 낳는다. 애완동물 산업의 성장세와 함께 그 그림자 역시 짙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날로 위축되어가는 유기견 입양 비율이다. 단순히 도덕적 이슈의 차원을 넘어 사회 문제로 자리 잡은 유기견 문제는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과 관리에도 쉽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추세이다. 예방적 접근은 물론이고 동물보호소와 입양지원 시설 등 정부의 다방면에 걸친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사람들에게 유기견 입양은 선뜻 실천하기 어려운 과업이다. 통계적으로 확인된 유기견 입양 비율은 2017년 이래로 매년 낮아져만 가고 있다. 온라인 컨텐츠를 비롯해 여러 경로를 경유하여 유기견 구조 및 입양의 미담이 확산되고 있는 현재상황은 아직도 유기견 입양이 사람들에게 '특별한' 실천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반증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유기견의 입양에 초점을 맞추고, 브랜드 디자인적 접근을 통해 종전과는 다른 각도에서 유기견 입양 저조 문제를 다루어 보고자 한다. 유기견 입양을 지원할 수 있는 키트를 디자인하여 입양인에게는 초기 적응 단계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이를 주변 사람들에게 시각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확산성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 본 작품 연구의 지향점이다. 구체적인 연구의 내용으로는 유기견 입양을 지원하기 위한 입양키트를 하나의 브랜드로 구축하고, 브랜드의 핵심이 되는 마스코트 캐릭터를 창조하여 다양한 관련 상품들로 적용하여 확장성을 갖추도록 하였다. 연구 방법으로는 주로 문헌연구와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며, 특히나 입양키트의 구성 품목을 선정하는데 유기견 입양 경험자와 반려견주들의 경험을 반영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브랜드 연구 결과물은 총 5개의 인박스 세트와 달력 등 5종류의 관련 상품으로 구성되었다. 추후 적용 대상 상품 범위를 확장해 나가는 한 편, 브랜드 인지도 증가를 통해 캐릭터 자체로도 유기견 입양의 필요성을 사회 구성원들에게 홍보하는 역할을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