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슈만의 성악 작품은 1840년을 기점으로 작곡기법에 있어 발전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6개의 가곡〉 Op. 13은 1840-1843년 사이 작곡된 가곡모음집으로 이 시기에 나타난 이러한 변화의 특징들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사랑과 이별, 자연을 주제로 하며 가사를 잘 담아낼 수 있도록 변형 유절형식과 통절형식, 3부분 형식 등 다양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아직 반주가 성악선율과 동등한 파트너의 역할을 수행하지는 않지만, 색채감이 풍부한 화성과 다양한 조성변화는 가사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6개의 가곡〉 Op. 13 중 제1곡 '나는 어두운 꿈속에 있었네'는 통절형식으로 되어 있고 매우 느린 템포로 반복되는 8분음표의 리듬형태와 조성의 변화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화자의 상실감을 표현한다. 변형 유절형식의 제2곡 '그들은 서로 사랑했네'에서는 첫 음에 쉼표가 나오고 6도 도약 후 반음 하행하는 모티브의 반복과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화성의 움직임, 그리고 베이스 성부에 사용된 페달 포인트로 서로 사랑했지만 마음을 표현하지 않아 이루지 못한 사랑과 이별의 안타까움을 효과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제3곡 '사랑의 마법' 역시 변형 유절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사랑에 빠진 화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자연의 모습을 반복되는 셋잇단음표 리듬형을 사용하여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변형 유절형식으로 되어있는 제4곡 '달은 고요히 떠오르네'는 반주부가 달이 떠오른 밤의 은은한 분위기를 담아내면서도 사랑의 빠져 어둠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집 창문을 바라보고 있는 화자의 감정을 표현한다. 제5곡 '나는 당신의 눈 속에서'는 3부분 형식으로 되어 있고 8분음표로 순차 진행하는 3음 모티브가 성악선율과 반주부에서 짜임새 있게 진행되면서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표현하고 있다. 변형 유절형식으로 되어 있는 제6곡 '고요한 연꽃'은 사랑하는 사람을 연꽃으로, 화자 자신을 백조로 비유하여 진정한 사랑을 잔잔한 분위기로 노래하고 반종지로 질문을 남기며 작품을 마무리한다.
〈6개의 가곡〉 Op. 13은 하이네(제1, 2곡), 가이벨(제3, 4, 6곡), 뤼케르트(제5곡) 등 여러 시인의 시를 가사로 사용했지만 모두 내림조로 작곡되었고 한 곡에서 다음 곡으로 넘어갈 때 마지막 음과 첫 음이 나란한조, 딸림조, 또는 이전 곡의 으뜸음으로 시작하거나 한 음 하행하는 등 서로 이어지도록 구성되어 하나의 짜임새 있는 기승전결을 보여주는 클라라 슈만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