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비대칭 동맹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율속의 종속 상황에서도 파병과 같은 국가의 사활적 이익이 담긴 중요 핵심 사안에 대하여 합리적인 결정이 가능함을 보여주고자 한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은 1960년대 미국의 베트남 전쟁에도 참가했다. 앞으로도 한국은 이라크전과 같은 전쟁에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파병을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동맹국인 미국과의 파병협상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안보를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그렇다면 동맹 강대국과 약소국 간 협상과정에서 어떠한 경우에 강대국이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게 되고, 어떠한 경우에 약소국이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인가? 본 논문은 총체적 힘에서 열세한 약소국이 특정 이슈 영역에서 강대국을 상대로 협상력을 키워나갈 수 있었던 요인을 밝히고자 한다.
이를 위해 총체적인 국력에 있어 절대적인 열세에 있는 한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미국을 상대로 이라크 제2차 파병에서 외교적 성과를 어떻게 얻어낼 수 있었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분석틀로서 William Mark Habeeb의 비대칭적 협상이론을 적용했다. 비대칭적 협상이론은 강대국과 약소국 간의 협상에서 약소국의 입장에서 더 많은 성과를 얻어낼 수 있는 협상전략을 분석하고 이해하는데 유용할 수 있는 분석틀이다. 그러므로 韓·美이라크 제2차 파병협상 사례의 경우 비대칭적인 협상이론을 적용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비대칭적 협상이론을 통해 韓·美이라크 제2차 파병 협상에서 이슈 구조적 힘의 균형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韓·美군사협상을 분석하는 데 목적을 둔다.
본 연구의 결과로서 국제정세의 변화와 국내정치 환경 변화가 통제력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요소로서 작용했음을 알 수 있었다. 정부의 이라크 제2차 파병 결정에는 우선적으로는 비대칭적인 한미관계와 북핵문제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했다. 하지만 파병의 규모나 성격, 시기 등을 감안하면 이라크 상황과 국내외 평화여론 등과 같은 부차적인 요소들도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초기협상에서 작고 견고했던 미국과 한국의 윈셋 크기로 인해 양국 간 중첩영역은 없었으며 따라서 협상의 초기 양상은 갈등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대·내외적인 수준의 변수들이 윈셋의 유동성을 점차적으로 높였고, 그 결과로 윈셋의 크기가 확장되면서 중첩영역이 형성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이라크 제2차 파병 협상은 후기로 접어들면서 한미 간의 협력적인 기류아래 양국 간의 합의를 이루어 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라크에서의 사태가 악화됨에 따라 국제정세의 변화를 가져왔고, 이는 국내정치 환경의 변화로도 이어져 미국의 통제력을 감소시키면서 협상의존도를 높였다. 반면 한국에 있어서는 통제력을 증가시키면서 협상의존도를 낮추게 되었고 이는 미국의 윈셋 크기를 확장시켜 한국의 윈셋과 중첩영역을 만들게 된 것이다. 결국 미국에게는 최대의 양보였고 한국에게는 최소의 양보였으며 이는 약소국인 한국이 강대국인 미국에게 협상의 우위를 보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