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사전 준비의 유무 여부가 중국인 한국어 학습자의 말하기 불안과 언어 수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사전 준비의 유무에 따라 말하기 상황을 발표 말하기와 자유 말하기로 설정해, 학습자들의 말하기 불안 및 말하기 산출에 미치는 영향을 언어 수행 양상인 언어의 복잡성, 정확성과 유창성 측면에서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중국 내 대학교 한국어학과 3학년, 4학년 학습자 33명을 대상으로 말하기 상황을 달리한 수행을 하게 하였다. 연구를 위해 사용된 말하기 불안 수준 측정 도구는 조용래, 이민규, 박상학(1999)에서 사용한 것으로 본 연구에서 학습자의 말하기 불안을 측정하기 위해 차용하여 재편집하였다. 김기순, 신지철, 이기학, 배소영, (2007: 12-13)의 C-unit 채점 기준을 참고하여 C-unit 당 절 수, C-unit 당 대등절·내포절 수의 비율을 측정하여 언어 복잡성을 고찰하였다. 총 절당 무오류 절의 비율을 측정 기준으로 정확성을 측정하였다. 초당 총 유의미한 음절 수를 추출하여 전체 발화 소요 시간(초)으로 나누어 계산하였으며, '자기 수정 유창성'은 간투사 수를 C-unit으로 나누어 단위 당 간투사 비율을 계산하였다.
지금까지 본 논문의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연구 문제는 비대면 온라인 수업에서 중국인 학습자들이 사전 준비가 있는 발표 말하기를 수행할 때 말하기 불안이 존재하는지 살펴보는 것이었다. 연구 결과, 중국인 학습자가 사전 준비가 있는 발표 말하기에서 느끼는 불안 수준은 M=60.50점으로 보통 이상으로 기록되었고, 불안감을 느끼는 학습자 수가 29명으로 87.88%에 달했다. 학습자들은 주로 발표 말하기 전 단계에서 이미 불안을 느끼고 있었으며, 발표 말하기 수행 단계에서는 생각이 혼란스럽고 유일한 청중인 실험자에 대해 두려움과 경외감을 느껴서 불안감이 초래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두 번째 연구 문제는 비대면 온라인 수업에서 중국인 학습자들이 사전 준비가 없는 자유 말하기를 수행할 때 말하기 불안이 존재하는지 살펴보는 것이었다. 연구 결과, 중국인 학습자가 사전 준비가 없는 자유 말하기에서 느끼는 불안 수준은 M=67.31점으로 보통 이상으로 기록되었고, 불안감을 느끼는 학습자 수가 31명으로 93.94%에 달했다. 학습자의 불안감은 발표 말하기에서와 비슷했는데, 주로 자유 말하기를 하기 전부터 불안을 느꼈고, 자유 말하기를 하는 동안 생각이 혼란스럽고 뒤죽박죽이 되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정확한 말들을 차분하게 찾기가 어렵다는 걱정에서 초래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 연구 문제는 중국인 학습자들에게 말하기 불안이 존재한다면 발표 말하기 불안과 자유 말하기 불안 수준에 차이가 있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결과는 사전 준비의 유무가 학습자의 말하기 불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더러 자유 말하기를 할 때 학습자가 발표 말하기를 할 때보다 불안감을 더 많이 느낀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네 번째 연구 문제는 사전 준비의 유무에 따라 중국인 학습자들이 언어 자료에 산출한 언어 수행 양상, 즉 복잡성, 정확성, 유창성에 어떤 차이가 있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결과는 복잡성의 각 분석 항목별 평균값을 살펴보면 모든 분석 항목이 자유 말하기보다 발표 말하기에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학습자들이 사전 준비가 없는 자유 말하기보다 사전 준비가 있는 발표 말하기를 수행할 때 다양한 절과 대등절·내포절로 다수의 언어 자료를 산출하여 말하기를 수행한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리고 통계적으로 보면 사전 준비의 유무에 따라 복잡성 1과 복잡성 2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학습자가 말하기를 수행할 때 총 절 수나 대등절·내포절 수, C-unit 수는 사전 준비의 유무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사전 준비의 유무가 학습자의 복잡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섯 번째 연구 문제는 발표 말하기와 자유 말하기의 상관성 안에서 각각의 언어 수행, 즉 언어의 복잡성, 정확성과 유창성은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발표 말하기에서 복잡성 1은 복잡성 2 및 정확성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복잡성 2는 정확성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정확성은 유창성 1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유창성 1은 유창성 2와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발표 말하기에서 학습자들의 말하기 불안은 언어 수행 양상과 관련이 없었지만, 복잡성 1은 복잡성 2와, 정확성, 복잡성 2는 정확성과, 정확성은 유창성 1과, 유창성 1은 유창성 2와 관련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자유 말하기에서 복잡성 1은 복잡성 2, 정확성 및 유창성 1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복잡성 2는 정확성, 유창성 1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정확성은 유창성 1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났지만, 유창성 2와는 유의미한 부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유창성 1은 유창성 2와 유의미한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비대면 수업에서 사전 준비가 없는 자유 말하기를 수행할 때 학습자들이 언어 자료에 산출한 복잡성 1은 복잡성 2와, 정확성, 유창성 1, 복잡성 2는 정확성과, 정확성은 유창성 1과, 유창성 2, 유창성 1은 유창성 2와 관련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여섯 번째 연구 문제는 사전 준비의 유무에 따라 중국인 학습자들의 말하기 불안과 언어 수행 양상 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발표 말하기 불안은 복잡성 1, 복잡성 2, 정확성, 유창성 1 및 유창성 2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본 연구에 참여한 학습자의 사전 준비가 있는 발표 말하기에서 말하기 불안이 언어 수행 양상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유 말하기 불안은 복잡성 1, 복잡성 2, 정확성 및 유창성 2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지만, 유창성 1과 유의미한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학습자의 사전 준비가 없는 자유 말하기에서 말하기 불안은 언어 수행 양상 복잡성 1, 복잡성 2, 정확성, 유창성 2와 아무 관련이 없었지만, 유창성 1과는 상관이 있었다는 것이다. 즉 학습자가 비대면 온라인 수업에서 자유 말하기를 수행할 때 말하기 불안이 높으면 발화 시간당 유의미한 음절을 적게 산출한다는 것이다.
이상 결론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비대면 온라인 수업에서 중국인 학습자들은 발표 말하기와 자유 말하기에 모두 불안감을 가지고 있으며, 발표 말하기 불안보다 자유 말하기 불안 수준이 더 높았다. 발표 말하기에서 말하기 불안은 언어 수행 양상과 아무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자유 말하기에서는 말하기 불안은 유창성과 경쟁적인 관계를 보였다.
앞으로 본 논문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더욱 깊이 있는 연구를 많이 진행하여 언어 수행 양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발굴하여 한국어 학습자의 말하기 불안감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