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를 재료로 하는 창조적 활동을 섬유공예라 규정한다면 색실누비 또한 전통공예의 좁은 범위에 규정하지 않고 섬유예술의 범주에 둘 수 있다. 기하학적인 선(線)을 반복적으로 누벼 아름답게 표현하는 색실누비는 조형미를 이룰 뿐 아니라 특이성과 휘귀성을 가지고 있다. 공예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것으로 공예 기법은 전통공예에서 전승되어 발전되었다. 또한 공예는 재료와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의 응용적 기능과 사물성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과정이며 모든 사물과의 소통이라 할 수 있다.
섬유예술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변주로 거듭하면서 대응해 왔으며 소재의 활용과 기법의 연구를 통해 조형 방법들이 발전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전통공예의 하나인 색실누비가 지닌 끈을 넣고 누비는 특성을 살려 섬유작품을 진행하였다. 현대공예의 특징인 표현에 대한 실험정신과 규범적 관념에서 벗어나 다양성이나 가능성, 형태와 구성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관점에서 색실누비를 현대공예의 범주에서 제작하였다.
이에 필요한 이론적 기반으로써 누비의 역사적 고찰 및 이론에 대하여 알아보고, 바느질 기법을 활용하는 작가들의 작품과 누비를 협업하여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자가 소재로 선택한 천연섬유는 가정에서 직조기로 직조한 무명과 명주이다. 가정에서 실을 뽑아 직조하였기에 대부분 흰색의 직물로 색의 다양성에서 매우 취약하다. 색은 조형언어로 강력한 매체의 하나이다. 이를 위해 직물은 연구자가 천연염색에 기반하여 직접 염색하여 사용하였고 색의 새로운 개발을 위해 옻칠을 접목하여 제작하는 시도를 하였다.
작품 분석에서는 전통공예의 색실누비가 새로운 누빔의 예술로써 섬유예술로 변모하는 가능성과 미래의 가치로 확장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로 색실누비는 발생부터 심미적 생활공예였으며, 기법은 현대공예의 조형언어를 담을 수 있는 풍부한 미래 가치를 갖는다고 보았다.
본 연구에서는 전통누비기법의 하나인 색실누비가 연구자의 작품에서 자율적인 언어의 새로운 조형요소로써 표현의 제약성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섬유예술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하였다. 작품을 통해 색실누비의 누비기법이 여러 재료와의 접목도 가능하고 모방이 아닌 새로운 표현의 확장으로 전통의 방식에서 벗어난 다각적인 영역과의 결합을 시도한 섬유예술이 되도록 연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