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7 세 이하의 미취학 학습자와 원어민 영어교사와의 교실 상호작용에서 나타난 미취학 학습자의 언어 사용 특성을 살펴보는 것이다. 교실 상호작용은 한 명의 교사와 다수의 학습자가 대화하므로 일상 생활 대화와는 다른 특성을 지니며 상당히 복잡하지만, 이러한 교실 상호작용에도 어떠한 질서가 내포되어 있다는 전제하에, 본 연구는 대화분석 연구방법을 이용하여 교사와 미취학 아동의 교실 상호작용에 나타난 미취학 아동의 언어적, 비언어적 행동을 연구하였다.
미취학 아동의 영어 교육이 국가 교육 과정, 즉 누리과정에 편입되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학부모들이 유치원에서의 영어 교육을 요구하고 있는 바, 이에 교육부에서는 유치원 방과 후 활동을 통한 유치원 영어 교육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유치원 방과후 영어 교육이 당연시 되어 있어 있는 현실에서 유치원 방과 후 활동을 통한 영어 학습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본 연구는 미취학 학습자의 교실 상호작용에 나타난 언어적, 비언어적 행동에 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음에 주목하여, 방과 후 영어 교실 상호작용에서 나타난 미취학 7 세 학습자의 언어적, 비언어적 행동을 교실 상호작용을 통해 세밀하게 살펴보았다.
사립유치원에 재원 중인 7세 아동 125명과 미국인 영어 교사 2명이 참여한 방과 후 영어 교실에서 나타나는 상호작용을 13 주 동안 관찰하고 녹화한 것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미취학 아동은 교사 주도 활동(teacher-led activities) 중에 교사에게 대화를 시작하는 언어적(질문하기, 말 걸기, 그리고 교사 언어 수정하기), 비언어적 행동(손들기)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교사가 주도하는 대화(teacher-initiated sequences)에서는 비언어적 행동, 즉 제스처를 통해 교사가 주도하는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을 보였다.
교사 주도 활동 중에 보인 미취학 학습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단어를 제시하고, 질문을 하면서, 원어민 교사와의 상호 이해(mutual understanding)를 이루어 내기 위해 다양한 언어 (multilingual practices)와 다양한 몸짓과 눈빛 (multimodal communication resources)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는데, 이는 교사의 언어 사용에 변화를 초래하게 하였고, 교사가 주도적으로 질문을 하던 전통적인 교실 상호작용(IRF sequences)을 학습자가 질문을 함으로써 학습자가 대화를 주도하는 상호작용으로 변화시켰다. 특히 어린 학습자들의 손들기는 발언권을 획득하기 위한 도구뿐만 아니라, 교사의 질문에 "예"라고 대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을 들어 보임으로써 교사의 주목/반응을 이끌어 냈다. 이러한 아이들의 주도적인 행동들은 교실 상호 작용을 암묵 학습 (implicit learning), 언어 노출 (language exposure), 언어 학습 (language learning), 그리고 언어 발달 (language development)로 이어지게 함으로써, 언어 교육에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 내는데 기여하였다.
주도적인 학습자 (learner initiative)의 광범위한 정의에 의하면, 위에 보인 두 행동 (대화 개시(learner-initiated sequences)와 자발적인 비언어적 행동 (self-selected multimodal resources))들은 모두 '주도적인 학습자 (learner initiative)'의 개념으로 설명 될 수 있다. 그리고 미취학 학습자들의 이러한 언어적/비언어적 행동의 주도성은 반복적인 교사 주도 활동 (activities) 또는 반복되는 일정한 상호작용 패턴 (interactional routines)과 같은 적절한 교사 통제의 결과물로 볼 수 있으며, 학습자들의 주도적인 행동은 또 다시 교사의 행동이나 교실 상호작용을 변화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주도적인 학습자 (learner initiative)와 교사 통제 (teacher control)는 서로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임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미취학 학습자가 교실 상호작용에 있어서 수동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과거의 관점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학습자, 즉 언어 사용에 있어서 학습자 스스로가 가능한 모든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상호작용에 영향을 주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열어 보여 주었다. 또한 유치원에서의 영어 교육이 영어학습과의 연관성이 모호한 흥미 위주의 노래나 이야기에 한정된 활동으로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라는 기존의 선입견을 탈피하고, 유치원 방과후 영어 수업도 하나의 사회적 언어 상호작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본 연구의 결과를 영어 교육이라는 큰 틀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언어 학습 이론과 연관 지어 연구되고 논의 되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결과가 미취학 학습자들의 영어 교사에게 어떻게 영어를 가르쳐야 하는지 시사점을 제공해 주는데 작은 보탬이 되고, 미취학 학습자들을 위한 영어 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