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주요 인터넷 포털(다음, 네이버, 구글 등)에서 제공하는 각종 정보와 정책 기사는 대중과 실시간 교류와 반응을 통해 확대, 재생산된다. 즉, 공중의제 형성이 사회의 다양한 의견이 조정, 검증, 타협의 과정을 거치기보다 특정 프레임으로 작성된 기사가 초기 접촉한 대중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정책 결정 합리 모형의 경제적 합리성이나 점증모형에서의 사회집단간 타협과 경쟁의 정치과정 없이 특정 프레임에 의해 작성된 기사와 이에 접촉하는 제한된 대중이 공중의제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본 연구는 공중의제 형성의 정상화를 위해 개인과 집단 의사결정에서 프레임과 사회적 신호로 왜곡 표출된 의사를 가의사결정(Pseudo Decision Making)으로 개념화하고 이를 교정하는 중립 넛지(Neutral nudge)가 정책 선호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 과정에서 개인과 집단의 가 의사결정 체계(Pseudo Decision Making System)를 행동경제학 관점에서 모델링(modeling)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 설문 실험을 진행하였다. 설문은 4개 문항(사형제 집행, 기업의 환경세 부과, 우주선 발사사업, 농식물 종자 개량사업)에 대한 찬성과 반대 비율을 사전측정하고 프레임과 사회적 신호로 찬성 또는 반대를 유도하여 이에 따른 찬반의 평균 변화 효과를 측정하였다. 또한, 사전 측정한 정책 선호가 중립 넛지 조치 후에 어떻게 변화하는지 측정하였다.
설문 실험을 대응 표본 T 검정을 통해 분석한 결과 프레임(frame)과 사회적 신호(Social signals)가 정책 선호 변경에 미치는 효과는 아래와 같았다. 첫째, 긍정 유도형 프레임(찬성 유도형)과 긍정 강화형 사회적 신호(찬성 유도형)는 정책 선호 변경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했다. 즉, 정책의 장점을 부각해도 정책 반대자를 정책 찬성자로 정책 선호를 변동시키기 어려웠다. 반면 부정 유도형 프레임과 부정 강화 사회적 신호는 모든 정책 설문에서 정책 선호 변경에 일관되고 유의미한 영향을 주었다. 즉, 정책 찬성자에게 해당 정책의 단점이나 다수의 사회구성원이나 정책 전문가가 해당 정책을 반대한다는 정보를 제시하면 정책 반대자로 쉽게 변화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정보 넛지인 중립 넛지가 정책 선호에 미치는 효과는 다음의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프레임과 사회적 신호 없이 중립 넛지(다양한 정책 대안)만 단독 제시했을 때의 효과로서 정책의 반대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이다. 이는 새로운 의견 제시 등 다른 정책 선호와 지지로 인한 반대가 아니라 해당 정책의 타당성과 설득 정보를 추가로 요구하여 현시점의 결정을 신중하게 하려는 유보적 반대(reservation opposition)라 해석할 수 있다. 즉, 다양한 정책 중에서 해당 정책 선택에 대한 당위성에 충분한 설득 정보를 더 요구해서 신중한 판단을 하기 위한 반대로 해석할 수 있다. 유보적 반대 단계가 다양한 정책 대안으로 선택과 제시로 이어지려면 선택 넛지(selection nudge), 즉 제3의 선택 대안 가능성을 같이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찬반형 정책 설문으로 실험을 진행해서 유보적 반대가 다른 정책 대안의 선택 전 단계라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는 프레임과 사회적 신호로 집단 의견이 극화된 상태에서 넛지를 가했을 때 극화 의견의 교정 효과(사전측정 정책 선호로 회귀 가능성) 존재 여부이다. 프레임과 사회적 신호로 극화된 의사결정의 완화효과(mitigation effect)가 나타난 설문(환경세 부과, 농식물 종자 개량사업)도 있지만, 오히려 넛지 조치 후에 반대 의사가 큰 폭으로 증가한 설문(사형제 집행, 우주선 발사사업)이 존재했기에 다양한 대안 제시가 극화된 의견을 완화할 수 있는가에 대해 확증할 수 없다. 오히려 긍정적 프레임과 사회적 신호 이후에 넛지를 추가한 실험집단은 긍정적 응답자(정책 찬성자)의 비중이 줄어들었다. 중립 넛지를 개별적으로 준 경우뿐 아니라 프레임과 사회적 신호를 같이 제시한 경우에도 유보 반대 비율을 높아진다는 것이 공통으로 발생하였다. 중립 넛지가 프레임과 사회적 신호 민감성이 높은 직관적 사고에서 숙고의 사고로 넘어가는 숙고넛지의 기제로 활용된다면 프레임과 사회적 신호에 의한 가 의사결정(Pseudo Decision Making)을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발견했지만 정보 넛지인 중립 넛지만으로는 집단 의견 극화 완화 효과는 확증할 수 없었다. 본 연구를 통해 추가로 확인한 결과인 개인과 집단의 정책 선호 연동 효과는 다음과 같다. 개인의 정책 선호 변화가 조직의 정책 선호 변화와 방향성과 일관성이 얼마나 연동되어 있는가는 개인의 정책 선호 변동의 무작위성에 프레임, 사회적 신호의 영향력의 상대적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실험집단 구성원 64명 중 개인의 선호 변동 비율이 12.5%인데 조직 전체 찬반 비중 변화가 0%가 경우가 존재했는데, 이는 실험 대상자 중 정책 선호를 변경한 8명이 4명은 찬성에서 반대로, 4명은 반대에서 찬성으로 변동한 경우로 개인의 정책 선호의 변동 폭은 큰 데 조직의 정책선호도 변화가 없는 상황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이는 개인의 정책 선호 변동이 조직이 정책 선호 비율과 연계되지 않는 정태적인 경우가 있어도 개인 정책 선호는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경우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즉, 개인의 정책 선호의 역동적 변화를 일정 시점에서 정책 여론조사로는 파악하기 힘들다는 의미이다. 본 연구 결과의 정책적 함의는 다양한 정책정보의 제시가 특정 정책 검증의 숙고를 늘리고 더 많은 타당성을 요구하는 유보 반대 비율 단계를 거친다는 사실이다. 다양한 정책정보 뿐 아니라 다른 대안의 선택 가능성도 같이 제시해야 개인이 정책 선호가 정확히 표출될 수 있고 이를 공중의제로 연계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이를 위해 각종 정책 기사를 접하는 공간인 인터넷 플레트 폼에서 중립 넛지(Neutral nudge)를 구현하는 방법으로 다양하고 상반된 프레임과 사회적 신호의 매칭 결과를 디폴트 옵션(정책 기사 초기값)으로 설정하여 대중에게 전달하는 제도와 기술을 마련하고 정책이 중요성이 클수록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시각의 정책정보를 제시하는 것이 대중의 정책 선호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함의도 도출할 수 있었다. 특정 프레임을 대중에게 반복해서 전달하거나 유사하게 재프레임하여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은 대중의 인지 체계를 조작, 통제하여 특정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며 이것은 가 의사결정(Pseudo Decision Making)의 원인이 된다. 본 연구는 설문 실험을 통해 개인과 집단 의사결정을 연계해서 분석했다는데 의의를 지니지만 찬반형 설문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후속 연구는 선택 넛지를 보장하고 방법론적으로 가상공간(virtual space)에서 시뮬레이션(simulation)을 통해 중립 넛지(Neutral nudge)가 개인과 집단의사 결정에 미치는 메커니즘과 효과 연구로까지 확장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