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움직임을 동반하는 유아 놀이에 대한 교사의 이해를 넓히고 움직여 다니며 놀이하는 유아를 지원하기 위하여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유아의 움직임, 머무름, 마주침이 나타나는 동선을 연구하였다. 이를 위한 접근방법으로 유치원에 등원하여 놀이하는 유아를 따라가며 유아의 동선과 동선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 설정한 구체적인 연구 문제는 '놀이하는 유아의 동선은 어떠한가?', '놀이하는 유아 동선의 의미는 무엇인가?'이다.
이를 위해 W초등학교병설유치원 만 3, 4세 혼합연령반 유아 총 10명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고, 2021년 8월 25일부터 2021년 12월 30일까지 총 42회기 동안 등원에서부터 자유놀이 시간에 참여관찰을 진행하였다. 이에 따라 놀이를 기록한 동영상 및 사진자료, 녹음자료, 면담자료, 교사 관찰기록, 연구자 관찰기록, 연구자 일지 등을 수집하였으며 이를 전사하고 분석하여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에 따른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놀이하는 유아의 동선에서는 반복적인 패턴과 루틴이 나타났다. 이러한 패턴에는 신체-발레(body-ballets), 시공간-루틴(time-space routine), 장소 발레(place-ballets)가 있었는데, 유아들의 루틴에는 단계적이고 단편적이기보다는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움직임에 근거해 놀이를 창출하고 유아의 생활세계를 지속시키는 특징이 있었다.
둘째, 유아 동선에는 공유공간과 경계를 재구성하는 모습들이 나타났다. 자유놀이를 시작하면서 유아들 마다 가장 먼저가는 공간, 오랫동안 머무르던 공간이 있었으며 놀이가 지속되면서 그 주변 공간으로 놀이가 확장되고 놀이가 연결되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꽃 잎반 교실에는 교사의 계획으로 만들어진 블록공간, 역할공간, 미술공간, 조작공간과 같이 이미 경계가 만들어져 있는 공간이 있기도 하였지만 유아의 동선 연구를 통해 관찰된 틈새 공간, 복도 공간, 사이 공간 등과 같이 새로운 공간과 경계가 창출되기도 하였다.
셋째, 유아 동선에서 마주침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놀이하는 유아들의 동선을 분석하기 위해 마주침의 요소로 감각, 정서, 흥미, 관계, 기억, 상상, 공유, 물질성이 선정되었으며 분석 결과 놀이는 유아들의 마주침이 일어나는 그 순간에 시작되었고, 마주침은 놀이를 지속시키는 연결고리였으며, 마주침의 궤적은 놀이와 놀이 가운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놀이와 유아들의 관계를 더 깊게 만드는 요소였다.
본 연구를 통해 첫째, 움직여 다니며 놀이하는 존재로서 유아들의 몸의 본성을 존중 해야 하며 마주침으로 만들어지는 놀이를 위해 유아들에게 충분한 시간과 공간을 지원해주고 놀이 주도권을 넘겨주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놀이하는 유아의 공간은 하나의 흥미영역으로 규정될 수 있으며 움직임, 머무름, 마주침으로 만들어지는 유동적이고 유연한 특징을 갖고 있기에 놀이의 목적과 기능을 고정해 두기보다 유아들에게 감각, 정서, 흥미, 관계, 기억, 상상, 공유, 물질성 등 마주침을 유발할 수 있는 공간을 허용하고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놀이하는 유아들을 지원하는 교사들의 역할에서 관찰기록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논의점으로 밝히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