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작곡가 도미니크 아르젠토(Dominick Argento, 1927-2019)는 성악곡을 작곡함에 있어서 산문은 형식이 없이 감정을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운문이 음악가들의 작곡어법을 속박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문학적 요소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낭만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친숙한 일곱 명의 클래식 작곡가들의 친필 편지를 가사로 한 《Letters from Composers》 (작곡가들의 편지, 1968)를 기타 반주로 작곡하였다. 아르젠토는 각 곡에서 해당 음악가들의 작곡어법적 특징을 보여주고 음악의 인용, 직접적 패러디를 가미해 개성 있는 현대연가곡을 작곡했다. 〈Frédéric Chopin〉에서는 쇼팽의 기악작품인 녹턴의 음악 요소를 가미하여 서정적인 선율감을 통해 편지의 분위기를 표현했다. 〈Wolfgang Amadeus Mozart〉에서는 특유의 오페라적인 레치타티보와 고전적인 음악표현을 이용해 격양된 감정을 표현하였다. 〈Franz Schubert〉는 독일가곡의 정형화된 틀을 이용하면서 슈베르트의 가곡의 한 부분을 그대로 삽입해 친근함을 주고 공감적 의미를 더하였다. 〈Johann Sebastian Bach〉는 대위적인 푸가기법의 직접적 패러디를 통해 가곡을 완성함으로 바흐에 대한 존경심을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Claude Debussy〉는 마디가 없는 형식으로 프랑스어의 레가토적인 특징을 표현했고 반주에 하모닉스 기법을 이용해 인상주의적 분위기를 표현했다. 〈Giacomo Puccini〉에서는 푸치니의 사실주의 오페라에서 나타나는 연속적인 반음계 도약으로 극적인 선율의 가곡을 작곡했다. 〈Robert Schumann〉은 무조성 안에서도 밝은 분위기를 대위적인 화성기법으로 표현하고, 반주 부분을 선율과 동등하게 작곡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연가곡에서 산문가사와 현대음악이 결합하여 나타난 서정가곡의 낭만주의적 음악어법을 이해하고 연주를 통해 친근하고 직접적인 공감을 나눌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