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교육과정 이후 교육목표에서 창의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역사 교과서는 이를 반영한 객관적인 역사를 전달하기 위해 학계의 최신 연구성과를 잘 살펴야 한다. 그러나 백제 요서진출에 대한 역대 교과서 서술은 논쟁이 진행중에 있는 학계와 달리 사실로서 서술되었으며, 최근 열린 학술회의에서는 해당 주제를 교과서에 수록할만한 가치가 충분한지에 대한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에 본고에서는 강조되는 창의성에 맞추어 제7차 교육과정부터 현행까지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속 백제 요서진출에 대한 서술이 교육과정의 요구와 학계의 최신 연구성과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 분석하고자 하였다.
제7차 교육과정 『국사』 교과서는 국정제로서 민족사적 관점을 강조하고 있어 이전 교육과정 『국사』 교과서와 같이 백제 요서진출을 역사적 사실로서 서술하였다. 2009 개정 교육과정 『한국사』 교과서는 검인정제로서 총 8종이 출판되었으며, 논쟁이 진행 중인 학계의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출판사는 요서진출을 사실로서 서술하였다. 반면 총 9종이 출판된 2015 개정 교육과정 『한국사』 교과서의 경우 시대별 계열화로 인해 전근대사의 비중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요서진출에 대한 서술이 모든 출판사에서 빠져있다.
최근에 와서 요서진출에 대한 학계의 논란이 있음이 반영된 것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는 최신 연구성과를 반영한 것과 거리가 멀다. 또한 교육과정이 요구하는 창의성을 위해 다양한 자료를 제시하고 있음에도 지도 등에서는 이전의 서술 오류를 여전히 답습하고 있다. 더구나 요서진출은 논쟁적인 주제이기 때문에 전근대사의 비중이 줄은 2015 개정 교과서에서는 그 내용이 빠졌다. 하지만 오랫동안 배워온 주제를 갑작스럽게 제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향후 교과서 수록 및 서술 개선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최근 역사교육 학계에서는 논쟁적인 주제를 통한 다양한 소통과 확산적 사고, 탐구력을 기르는 역사 수업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교육 학계의 논의에 따라 논쟁적 주제인 백제 요서진출을 학생 수준에 맞춰 요약·제시한다면 교과서 수록과 서술 개선 방안에 대한 고민에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본고는 백제 요서진출에 대한 교과서 분석을 통해 파악한 문제점과 앞으로의 서술에 대해 역사교육 학계에서 진행되는 논의를 반영하여 서술 개선 방안을 제시하였다. 본 논문의 백제 요서진출 서술 개선 방안이 2015 개정 역사과 교육과정의 틀을 유지한 채 개발 중인 2022 개정 역사과 교육과정을 반영한 차기 교과서 서술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