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샘플링은 1970년대 초반 힙합의 태동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러서는 대중음악에서 주요하게 사용되는 음악 작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의 연구 대부분은 미적·법적·문화적 관점에 치중되어있었으며, 음악적인 사항들은 각자의 논의를 위해 일부 제작 방법만을 다룬 사례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음악 샘플링을 음악 제작의 관점에 집중하여 샘플링 곡 구성의 전반적인 사항을 포괄한 분석 방법론을 구축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여러 관점에서 샘플링에 대한 여러 특징을 유추해내거나 혹은 기존 자료들을 일부 참고하여 요소들을 정리하였다. 그리하여 음악 샘플링의 제작 요소 유형을 크게 재료, 기법, 내용적인 측면으로 분류하였다. 또한 이렇게 도출된 분석 방법론을 실제 샘플링 음악의 분석에 적용하여 검증해보았다.
우선 음악 샘플링의 재료적인 요소에 대해서는 원곡의 출처 선정, 재사용 방법, 샘플 재료와 완성곡 비중을 가늠할 수 있는 길이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또한 기법적인 요소에 대해서는 샘플 부분을 이용한 편집 기법들과 그들의 포괄 관계, 원 샘플의 음악적 특징을 변형할 수 있는 몇몇 기법, 그리고 샘플링 곡의 완성 단계에서 적용할 수 있는 편곡 기법의 종류를 조사하였다. 마지막으로 내용적 요소에 대해서는 원 샘플이 샘플링 곡에 차용되었을 때의 장르 변화 여부, 완성곡의 샘플의 기능 유형과 그들의 실질적 복합 관계를 정리할 수 있었다. 그 후 요소들이 일종의 레이어로서 상하위의 관계와 복합·유기적인 구조로 구성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종합적인 음악 샘플링의 분석 방법론으로 체계화하였다.
그 후 본 연구에서 제시한 분석 방법론을 검증하기 위해 빌보드 연말 순위의 모든 시기 중 20위권 이내에서 음악 샘플링으로 제작된 곡들을 분석하여 10년 단위의 제작 양상을 파악해보았다. 우선 분석 범위는 1983년부터 2019년까지로 나타났으며, 분석 대상 곡은 116곡이고 그 출처 원곡은 177곡이 발견되었다.
분석 결과, 빌보드 최상위권의 샘플링 곡 중 각 요소별로 주요하게 사용하는 제작 양상은 대부분 초기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이어져왔다. 이를 통해 빌보드 최상위권의 곡들 중에서는 과거부터 전통으로 이어져오는 제작 방법을 그대로 따르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다만 21세기 들어서는 샘플 길이, 일부 편집 기법, 장르 변화, 샘플의 기능과 같은 일부 요소들에서 전통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발견되었다. 이러한 결과들을 유용성 검증 측면에서 보았을 때에는 분석 방법론을 이용해서 각 요소들에 대한 특징 및 유기적인 관계를 파악할 수 있으며, 또한 개별 곡들의 분석과 여러 다양한 곡들 간의 비교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음악 샘플링에 대한 다양한 요소들의 정리를 통해 음악 샘플링의 분석 방법론을 체계화하고 실제 분석을 통해 검증하는 과정까지 거쳐보았다. 본 연구의 결과물인 샘플링 분석 방법론은 단순하게 단일 샘플을 이용한 곡부터 보기 드물거나 다소 복잡하여 다양한 양상이 나타날 수 있는 샘플링 곡에서까지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 음악 샘플링의 음악 제작적인 접근이 걸음마 단계인 만큼 본 논문이 향후 진행될 샘플링 관련한 음악적 연구들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