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인 의학이 발달하고 개인의 건강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흡연의 유해성은 사회적인 의제로 확대되었다. 2021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세계 흡연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흡연으로 인해 연간 800만 명 이상이 사망하며. 그 중 700만 명 이상이 직접 흡연으로, 약 120만 명이 비흡연자의 간접흡연에 노출되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흡연은 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면서 전 세계에서는 흡연율을 줄이기 위한 규제와 더불어 금연 캠페인을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시행하고 있다.
다양한 캠페인 활동 중 담뱃갑 경고그림은 2001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이후 세계보건기구(WHO)가 2005년부터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을 채택하여 담뱃갑에 경고그림과 경고글 부착을 권고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고 있는 담배규제정책이다. 우리나라도 2016년 12월 23일부터 경고그림이 도입되었으며, 경고그림의 지속적인 효과 유지와 경각심을 상실하지 않도록 2년마다 교체하도록 되어있어 현재는 3기 담뱃갑 경고그림을 채택하여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담뱃갑 경고그림의 효과에 관한 연구는 긍정적 효과와 함께 부정적 효과를 일으킨다는 견해가 상존한다. 기존 선행연구 결과에 의하면 경고그림이 텍스트 위주의 경고메시지보다 더 효과적이며, 경고그림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 정서가 흡연 태도나 금연 시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담뱃값 인상 등의 가격정책, 금연구역의 확대와 같은 금지정책이 함께 병행하여 시행된 이유때문에 경고그림 및 문구의 '비가격적 캠페인'의 직접적인 효과를 파악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다. 경고그림이 금연의도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원인의 대부분은 공포소구를 활용한 자극적인 이미지로 흡연의 폐해를 일차적으로 각인시켜 사람들의 심리적 저항을 유발한다는 결과이다.
이렇듯 담배 패키지의 금연 경고그림은 적절한 사용을 통해 효과적인 금연 치료를 기대할 수 있지만 반면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담배 패키지의 시각디자인은 판매촉진요인과 판매규제요인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과 거부감을 최소화하여 흡연의 유해성 전달하는 방법과 동시에, 구매시점(POP)을 고려하여 담배 브랜드의 홍보와 함께 금연의 필요성도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는 패키지의 디자인적 개선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현재 담배 패키지의 경고그림과 구매시점 광고(Point of Purchase ; POP)가 서로 상충되는 효과를 유도하고 있기에, 이를 보다 상호보완적인 방향으로 제안하고자 하는 것이다. 더불어 담배의 시각정보 패키지디자인은 인간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적 영향력 때문에 그 어떤 상품보다도 성실하고 윤리적인 실행방식이 요구될 것이다.
본 연구를 달성하기 위하여 선행연구 및 문헌자료와 사례 등을 통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담뱃갑 경고그림의 현황과 효과, 기존 디자인의 한계점 등을 분석하였다. 규제로 인해 담뱃갑의 50% 이상의 비율로 앞,뒷면 상단에 경고 그림과 문구가 표기되고, 개별제품을 구분하는 로고나 색상, 상표, 브랜드이미지 등은 담뱃갑의 하단에 표기되고 있다. 패키지의 경고그림으로 가려지는 현행 제도규율로 인해 담배회사의 마케팅 전략에 의한 구매유인이 일부 차단되고 있으며, 소비자 및 판매자가 담배 진열대의 담배종류를 구분하는 것이 어려워 구매시의 불편함을 주고 있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본 논문에서는 이 같은 한계점을 고려하여 고객선택과 전달의 도구로서의 판매시점, 금연권장 도구로서의 구매시점 두 시점을 통해 양쪽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디자인 개선방안을 개선하고자 하며, 형태와 크기가 작고 일률적인 담뱃갑의 면적 안에서 브랜드의 POP 광고 효과와 더불어 경고그림을 고려한 금연유도 효과를 조화롭게 전달하기 위한 패키지디자인을 하고자 한다.
그 전략으로 다음과 같이 제안해 본다.
첫째, 담배 패키지의 양면 디자인을 활용한다.
담뱃갑 면적의 50% 경고그림과 50% 브랜드이미지의 비율을 그대로 유지하되, 한 면적이 아닌 양면을 활용하여 앞뒷면 각 100%의 비율을 사용한 디자인이라면 담배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고, 다른 제품과 차별화를 둘 수 있는 개선방안이 될 것이다.
둘째, 금연 공익광고와 콜라보한 경고그림을 제안한다.
지나친 공포심과 혐오감을 유발하는 질병 경고그림을 대신한 다양한 금연 공익광고로 대체하여, 흡연자들에게 적합한 정보와 자극을 통해 금연에 대한 행동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공익광고를 적용한 담뱃갑 뒷면을 진열하여, 편의점 담배 진열대가 담배의 광고수단이 아닌 담배의 해로움을 알려주는 금연 POP광고 홍보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법을 통해 정부는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고자 하는 헬스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의 금연 경고그림과 기업 관점에서의 브랜드의 판매촉진을 위한 이미지를 활용하여 적절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가 우리나라 금연정책 개발 및 각종 금연분위기 확산에 기여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며, 가장 적절한 담배 패키지디자인을 개발하는 데에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