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공동체와 사회적경제라는 두 가지 영역이 실제로 서로 영향을 주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이를 위해 남원시민의 사회적경제인식에 미치는 영향요인을 공동체인식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동시에 연구대상을 프로그램 참여자집단과 미참여자집단으로 비교분석하여 중간지원조직의 기능과 효과를 같이 확인했다.
한국사회의 급속한 경제적 성장은 빈부격차와 경쟁의 심화로 대표되는 사회적 병폐현상을 만들었다. 경쟁사회 속에서 대안을 찾던 시민사회의 한 축은 공동체성의 강화를 그 해법의 하나로 제기했다. 서울에서는 성미산 마을공동체 운동이 있었고, 지리산권인 남원시 산내면에서는 지리산 산내공동체를 형성했다. 이런 민간주도의 공동체운동은 거버넌스 조직체인 중간지원조직이 확산되면서 제도화와 함께 대중화되었다.
먼저 이론적 배경에서는 남원시공동체지원센터의 설립과정을 정리하고, 사회적경제인식과 공동체의식에 대한 선행연구를 고찰하였다. 많은 선행연구들은 한국의 공동체 운동과 사회적경제 운동의 '지속가능성'을 당면과제로 지적하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양적 성과 위주로 성장하여 사회적 연대에 기반한 사회성과가 취약하다는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공동체는 보조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지원대상에서 탈락할 경우 와해 위기를 맞거나, 핵심활동가의 희생으로 가까스로 유지하게 된다. 따라서 공동체가 설립단계를 넘어 정착단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자립도를 높여나가야 한다.
이런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실제 남원에서는 시민들이 공동체와 사회적경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또한 사회적경제 인식은 공동체의식으로부터 영향을 받는지를 알기 위해 남원시공동체지원센터 프로그램 참여자 집단 156명과 비참여자 집단 1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한 실증분석을 실시하였다. 설문문항은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구성하였다. 사회적경제 인식은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지도와 역할기대감이라는 두가지 요인으로, 공동체의식은 구성원의식, 충족감, 연대감 친밀감이라는 네가지 요인으로 측정하였다.
조사결과 첫째 일반적 특성 중에서 성별 차이와 월 소득은 집단에 따라 인지도 혹은 역할기대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밖의 나이, 거주지역, 거주기간, 주민구분, 주택소유 형식 등은 사회적경제 인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 둘째, 이 연구의 목적이었던 공동체의식 요인과 사회적경제 인식요인 간의 상관관계는 서로 유의미한 범위 내에서 있었다. 집단별로 보면, 공동체지원센터 프로그램 참여자 집단의 경우 연대감이 인지도와 역할기대감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데 비해, 미참여 집단의 경우 충족감이 가장 높은 상관요인이었다. 셋째, 중간지원조직이 제공하는 프로그램 참여자 집단의 공동체의식 요인과 사회적경제 인식 요인 모두가 미참여자 집단에 비해서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의 의미는 첫째, 실증분석을 통해 중간지원조직 프로그램 참여자집단과 비참여자집단을 비교분석함으로써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을 확인하였고, 둘째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경제 인식 간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하였다는 점에 있다. 프로그램 참여 시민의 경우 연대감에 기반하여 사회적경제를 인지하고 신뢰한다는 점 또한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를 성장단계에 따라 통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중간지원조직의 기능과 위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