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알렉산더 슈만 (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은 19세기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이다. 슈만은 「가곡의 해」라고 알려진 1840년에 140곡 이상의 가곡을 작곡하였으며 피아니스트적인 그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가곡으로 옮겨갔다. 그는 가곡 내에서 피아노 반주의 역할을 확장시키면서 피아노의 위상을 성악과 동등한 위치로 격상시켰다. 성악가가 노래를 하는 동안에 피아노 반주가 단순히 노래를 보조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피아노 소품이 되기에 충분한 전주, 간주, 후주를 갖추고 있는 부분은 마치 한 편의 피아노 독주곡처럼 아름다운 연주가 펼쳐지면서 노래의 분위기와 느낌을 한동안 지속시켜 준다.
연주자는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하기에 앞서 작곡가가 자신의 작품에 멜로디, 화성, 리듬, 반주를 어떻게 그려놓았는지 세부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그 작품의 이미지를 창조하고 어떤 이미지를 강조해서 연주해야할지 알 수 있는 기준이 된다. 특히 가곡이라면 작곡가가 중요하게 여기는 단어나 가사에 긴 음가의 음표를 이용할 수도 있고, 순차 진행 또는 급격한 도약 진행을 하는 멜로디를 그려 넣을 수도 있다.
가곡 반주를 하기 위해서는 작곡가의 의도와 가사에 내포되어 있는 인물의 심리 및 분위기를 표현할 수 있는 반주 테크닉이 필요하다. 음악은 연주자의 신체적인 움직임을 통해 표현되어지고, 피아노라는 악기를 통해 청중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신체를 사용해야 혹은 어떠한 신체를 덜 사용해야 효과적인 연주를 할 수 있는지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효과적인 연주를 하기 위해서 피아노의 기본적인 주법과 페달링, 이중적인 음악 언어까지 정확하게 해석할 줄 알아야 그 음악에 어울리는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먼저 『여인의 사랑과 생애 (Frauenliebe und Leben, Op.42)』의 배경이 되었던 19세기 독일 예술가곡과 슈만의 음악적 특징에 대해 간략히 알아볼 것이다. 또 아달베르트 폰 샤미소 (Adalbert von Chamisso, 1781-1838)의 시에 바탕을 둔 가사를 해석해보고, 가사와 반주부를 중심으로 음악 분석을 할 것이다. 그리고 『여인의 사랑과 생애』를 반주하기 위해서는 어떤 테크닉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연구할 것이며, 『여인의 사랑과 생애』의 다양한 반주법을 비교해보며 더 효과적인 연주를 하는데 목적을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