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영향 태풍의 빈도와 강도 모두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 영향 태풍이 발생하고 성장하는 서태평양과 한반도 주변 해수역의 해수온이 전 세계 평균 해수온 증가율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강도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태풍으로 유발되는 기상재해는 강풍, 호우, 해일 등의 단일 현상으로의 기상재해가 아닌 지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상재해의 성격이 강하므로 단순한 단일기상재해로의 접근이 아닌 복합기상재해로서의 사전대비 및 평가가 요구된다.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에서는 증가하는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영향예보"에 대한 지침을 구축하고, 기상 영향예보를 권고하고 있다. 이에 미국 기상청(National Weather Service, NWS)의 영향기반 의사결정 지원 기상정보 서비스 Weather-Ready Nation(WRN)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하였고, 실제 기후변화에서 기후위기의 시대에 접어들어, 태풍에 대한 영향예보를 권고하고 있으며, 태풍의 피해가 발생하는 후진국에서조차 태풍 영향예보를 시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우리나라의 태풍 영향예보 연구와 실용적 수준의 결과도출은 거의 전혀 없어, 현장에서의 태풍 사전방재 활동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고 극복하고자 NWS WRN과 Ambassador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우리나라의 태풍 영향예보의 기반으로 활용 가능함을 목적으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전역 및 각 상세지역의 태풍에 동반된 복합기상재해의 사전방재 정보(위험도)를 생산하는 시스템인 Typhoon-Ready System(TRS)을 구축하고, TRS를 적용한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본 연구에서는 장기간의 기상관측자료를 활용하여 한반도 태풍의 영향빈도와 강도의 변화 경향을 살펴보았다. 북서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은 감소하고 있으나,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태풍의 빈도는 증가하고 있었다. 또한, 태풍에 동반된 기상 극값을 활용하여 강도를 평가한 결과, 태풍의 강도 또한 증가하는 추세로 한반도는 강한 태풍에 자주 노출될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여름 태풍보다는 9월, 10월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가을 태풍의 위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영향예보의 개념인 단순한 기상재해의 위험이 아닌 영향예보의 개념에 적합한 기상재해 발생과 강도에 대한 경고를 넘어 해당 지역별 취약성을 고려하여, 지역적으로 차별화된 영향 사전방재 정보를 산출하는 TRS를 활용하여 태풍에 동반된 복합기상재해에 대한 위험지수를 산정하였으며, 실제 개인 또는 지자체 수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전방재 기상정보를 생산하였다. TRS에서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복합기상재해로는 강풍, 호우, 해일과 함께 고농도 대기오염을 고려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위험을 소개하고, '태풍 영향 시기 고농도 대기오염의 발생 가능성과 위험'이라는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요구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TRS를 활용하여 산정한 복합기상재해에 대한 위험지수를 살펴본 결과 강풍, 호우, 해일, 대기오염 위험지수가 증가하며, 태풍에 동반된 복합기상재해의 위험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관측자료 분석의 결과와 같이 9월과 10월 영향 태풍, 즉, 가을 태풍의 강풍위험지수, 호우위험지수, 해일위험지수가 6, 7, 8월의 태풍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며, 가을 태풍에 동반된 기상재해의 위험이 여름 태풍에 동반된 기상재해의 위험보다 더욱더 강력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위험지수의 분포를 살펴보면 태풍에 동반된 강풍위험지수는 내륙보다는 해안이, 서해안보다는 동해안의 지역, 전라도의 도서 지역과 경상북도 일부 지역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호우위험지수는 경상도,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일위험지수는 서해안이 동해안보다 비교적 낮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이처럼 태풍에 동반된 복합기상재해의 위험성이 지역별로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즉, 유사한 기상학적 규모의 재해가 있더라도 지역별 그리고 행정구역별 취약도의 차이와 우리나라의 지형적 특성에 의해 다양하고 복합적인 위험이 발생하고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태풍의 복합기상재해에 대한 지역별, 행정구역별 위험도의 편차를 보완하기 위하여 전체 위험 수준과 지역별 위험 수준의 비교분석을 통해 지역별 위험수준의 필요성과 적합성을 확인하였고, 지역 맞춤형 태풍 복합기상재해별 위험수준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TRS를 활용한다면, 태풍 예보 시기 지역별로 예상되는 다양한 복합기상재해로부터의 위험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며, 개인 또는 지자체 수준에서 해당 자료를 활용하여 태풍 사전방재 활동에 유용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추후 협력관계에 있는 선진 영향예보 정보 및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WRN과의 협력을 통해 꾸준히 개선할 것이며, TRS를 기반으로 하여, 우리나라에 가장 큰 기상재해 피해를 주고 있는 태풍의 영향예보가 수행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