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유럽의 중요한 사상인 계몽주의는 신과 인간, 자연과 이성 등의 절대 개념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통합한 사상이며, 이와 함께 모든 인류를 동등한 인격으로 규정하는 인도주의적 이념이 발생했다.
모차르트는 이 새로운 사상에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하이든의 권유로 계몽주의 사상을 표방으로 하는 프리메이슨 운동에 가입하기도 하였다. 모차르트의 계몽주의적 사상은 그의 중요한 장르인 오페라를 비롯하여 교향곡과 많은 기악곡 등에 투영되어 있다. 특히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 부파 중 하나인 오페라 〈코지 판 투테(Cosi fan tutte), K. 588〉에서는 그의 계몽주의 사상이 잘 드러난다.
본 논문의 목적은 오페라 〈코지 판 투테(Cosi fan tutte), K. 588〉에 나타난 세 명의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분석하고 이들의 특성이 아리아 속에서 어떻게 반영되고 구현되었는지 고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페라 〈코지 판 투테〉의 여성 주인공의 특성을 대본에 입각하여 분석하고 이들의 대표적인 아리아 〈바위처럼 흔들림 없이〉와 〈가라앉지 않는 불안〉 그리고 〈여자가 열다섯 살이 되면〉의 조성, 전주, 선율, 화성 그리고 반주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먼저 피오르딜리지의 아리아 〈바위처럼 흔들림 없이〉는 귀족 계급의 위상과 품위를 표현하듯 우아한 콜로라투라 선율 그리고 굳센 절개를 다짐하듯 원조에 뿌리내리고 있으며 아리아의 길이도 다른 곡에 비해 길다. 다음으로, 도라벨라의 아리아 〈가라앉지 않는 불안〉은 자유분방한 성격과 연애관을 묘사하듯 도약과 갑작스럽게 방향을 전환하는 격정적인 선율로 표현된다. 감7화음과 급격하게 변화하는 화성진행도 도라벨라의 감정적인 성격을 묘사한다. 마지막으로, 하녀 데스피나의 아리아 〈여자가 열다섯 살이 되면〉은 지배계급을 풍자와 해학으로 조롱하듯 단순한 선율과 같은 가사를 여러 번 가르치듯이 반복한다. 또한 화음은 주요 3 화음 위주로 진행되며 가벼운 왈츠풍의 리듬 반주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데스피나와 같은 평민들을 소박한 모습을 아리아 속에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모차르트의 후기 작품 중,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오페라 부파 〈코지 판 투테〉에 담긴 철학적 의미와 음악적 의미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본 논문이 고찰한 세 명의 여주인공에 대한 연구는 향후 이 작품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연주에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