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선도제천문화의 3대 표지인 적석단총, 옥·석기 또는 의기류, 신인·신수상의 변화과정을 분석하여 요서 소하연문화기 선도제천문화의 내용성을 밝힌 연구이다. 동북아 선도제천문화의 시작점인 기원전 7000년경 흑수백산지구 소남산문화의 선도제천문화 내용성을 전형(典型)으로 먼저 요서지구 흥륭와문화기에서 홍산문화기까지 3대 표지가 어떻게 변화해갔는지는 살펴보았다. 그 결과, 시기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었지만, 3대 표지를 통하여 대체로 선도제천문화가 잘 이식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흑수백산지구의 선도제천문화는 소남산문화 이후 천평문화(天坪文化)로 새롭게 경신되는 한편, 그 문화의 영향을 받는 지역들과 선도제천문화권을 이루어 연대하고 있었다. 요서지구에도 다양한 계통의 종족들이 유입, 선도제천문화는 그에 맞는 방식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홍산문화 말기 조양 반랍산 유적의 적석단총과 옥석기, 신인상의 형태 변화를 통해 보여주었다.
홍산문화 이후 홍산문화 전통은 선도제천문화권의 일지역인 요동반도 소주산상층문화로 계승되어 지속된다. 소주산상층문화의 적석단총과 옥석기 출토양상은 홍산문화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본령을 지키면서 시대와 지역에 맞추어 형태는 변화하고 있었다. 과이심초원지대의 남보력고토문화 역시 전통적인 송눈평원(松嫩平原) 북방계 선도제천문화의 특징인 적석단총의 부재, 골기전통의 강세, 신문토기의 발달 등을 드러내었다.
요서지구에서 홍산문화 이후 펼쳐진 소하연문화는 홍산문화 전통과 과이심초원을 통하여 영향을 미쳤던 송눈평원 북방계 선도제천문화가 함께 어우러져 나타나는 양상을 보였다. 소하연문화는 발굴결과가 정식으로 발표된 사례가 많지 않아 자료가 한정적이라는 연구의 한계점이 있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내용을 바탕으로 문화 양상을 분석하면 노노아호산을 중심으로 북부와 남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북부지역은 적석단총의 부재, 석·골제 의기류의 강세, 卍자문 토기로 대표되는 신문토기의 강세 등 북방계 선도제천문화가, 남부지역은 석기 위주의 의기류와 '┼자문-수행형 모신상'의 출토 등 홍산문화 전통의 영향이 특징점으로 나타나 지역적인 차이를 보였다. 이는 홍산문화는 사라졌어도 홍산문화 후기 선도제천문화의 정수를 보였던 대릉하 일대에서는 그 전통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소하연문화기 동북아 사회는 천평문화를 바탕으로 한 광역의 문화권을 구축하고 있었다. 이 문화권은 백두산 서편~하요하~요동반도~압록강 일대~한반도 서북 뿐 아니라 과이심초원지대와 요서지구까지 포괄하였다. 문화의 계통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었지만, 큰틀에서는 동북아 선도제천문화의 시원문화인 소남산문화와 그를 잇는 후기신석기시대 천평문화와 궤를 같이 하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소하연문화는 홍산문화기의 화려하고 고급진 옥기문화에서 쇠퇴한 과도기의 문화가 아니라, 신문토기 등을 통하여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형태로 바뀌어 가면서 선도제천문화의 확산에 기여하였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