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지속가능한 미래사회를 위해 모두가 체인지메이커로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사회구성원을 키우는 미래교육의 사례로서 학습자의 주도성과 실생활 변화창조 경험을 강조하는 뇌교육 기반 체인지메이커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중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교육과정 내 수업시간에 적용한 후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경험 과정을 탐색하고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먼저 중학생에게 최적화된 체인지메이커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체인지메이커 선행연구와 학습자 특성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문제발견-해결책찾기-실행하기-퍼뜨리기' 의 절차중심 체인지메이킹 활동이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주체로 스스로를 인식하고 삶 속에서 실천하여 습관화하고 내재화할 수 있도록 체인지메이커 정체성 함양 교육이 강조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현장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발달적으로 정체성 혼란기를 경험하는 중학생에게 최적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하였으며,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주체로서의 자기인식과 정체성 강화에 강점을 가진 뇌교육을 접목한 뇌교육 기반 체인지메이커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경험과정 분석을 위해서는 근거이론 분석법을 활용하였다. 근거이론 분석법은 체계적인 분석 단계를 통해 인간 경험의 의미와 경험의 전개 과정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제공하며, 특히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이라는 분석 단계를 통해 경험의 조건, 작용/상호작용, 결과 및 이론 통합을 체계적으로 다룬다. 개발된 프로그램은 연구자가 근무하는 C여중 2학년 전체 4개 학급 77명을 대상으로, 매주 1시간씩 16주 동안 진로수업으로 진행되었으며, 학생들의 경험 과정을 보다 세밀하게 탐색하기 위해 사전 기초설문과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의 체인지메이커 자기인식 변화결과 및 수업반응 등을 바탕으로 특징이 구별되는 학생 24명을 심층 면담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수업 활동에 기초한 학생자료(온라인 평가질문, 학생활동 수업자료, 개인프로젝트 워크북, 팀 프로젝트 온라인 공유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업시간 피드백과 방과후 심층면담을 실시하였으며, 면담 후 모든 자료를 통합해서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의 경험을 분석하였다.
프로그램 참여 경험의 경우, 개방코딩 결과 최종 79개로 정리한 개념으로부터 하위범주 33개와 16개의 상위범주가 도출되었다. 축코딩을 통한 패러다임 모형개발 결과에 따르면 '성적에 편중된 공부' 와 '모두가 1등일 수 없는 현실' 이라는 인과적 조건으로 시작된 '결과 중심의 공부 태도' , '자발성 결여' , '자기 대화 및 내면 성찰의 부족' 이라는 중심현상은 '과거 경험 및 가족 환경' , '경쟁적인 학교 및 사회 환경' 이라는 맥락적 조건이 더해져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중심현상은 '자신에게 관심 가지기' , '주변으로 관심 확장하기' ,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기' 라는 중재적 조건에 의해 조절되고 작용/상호작용 전략에 해당하는 '긍정적으로 자기 격려하기' , '용기 내어 도전하기' , '의지 내어 성취하기' 를 실행함으로써 '스스로 목표 세우고 실천하기' , '생활 속에 자기주도성 체화하기' , '더 큰 의식을 가진 나로 나아가기' 라는 결과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경험 현상을 둘러싼 변화의 양상을 시간 흐름의 과정으로 분석한 과정분석 결과에 의하면, 중심현상에 해당하는'결과 중심의 공부 태도', '자발성 결여', '자기 대화 및 내면 성찰의 부족'이 인과적, 맥락적 조건과 중재적 조건의 영향을 받아 결과적으로 '스스로 목표 세우고 실천하기' , '생활 속에 자기주도성 체화하기' , '더 큰 의식을 가진 나로 나아가기' 에 이르기까지 '발아 단계' , '도전 단계' , '긍정 단계' , '성장 단계' 의 4단계 과정을 순차적으로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 코딩에서는 연구의 중심 주제를 대변하는 핵심범주로 '삶의 행위주체자로 살아가기' 가 도출되었으며, 이에 대한 참여자들의 패러다임 분석과 가설적 관계 진술을 통해 유형을 분류하였다. 핵심범주에 따른 유형은 스스로 알아서 주도하는 '자발적 주도형' , 시키는 것은 열심히 하는 '수동적 주도형' , 시키는 것만 대충하는 '소극적 나태형' , 스스로도 시키는 것도 하지 않으려는 '적극적 나태형' 으로 구분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첫째, 뇌교육 기반 체인지메이커 교육 프로그램은 마인드셋과 정체성 형성 등 체인지메이커의 본질을 지향하는 중학생 맞춤 체인지메이커 교육 프로그램으로서 유용하며, 학생들이 스스로를 변화의 주체로 인식하고 주도성을 체화하는 과정 및 단계를 보여준다. 뇌를 매개로 자신을 긍정하고 객관화해서 바라보는 경험은 부정적인 자기개념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여 자신을 믿고 신뢰하게 한다. 자신의 신뢰는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자신감은 뭔가를 하고자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욕구와 행동 의지는 작은 변화의 시도와 실천들로 이어지면서 스스로 변화를 창조하는 체인지메이커로서의 정체성 형성에 도움을 준다. 둘째, 학습자 주도성을 강화하는 미래교육 수업의 실험적 사례로서 의미를 가진다. 중학생의 학습자 주도성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열어두고 학생들의 선택과 책임으로 발현되기보다는 주도성이 발현될 수 있는 학습자 상태에 대한 점검과 주제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학습을 거치는 것이 지속가능한 주도성 발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하나의 사례를 보여주었다. 셋째, 뇌교육 기반 체인지메이커 교육프로그램은 학교 교육과정 내 하나의 교과수업 활동으로 출발하지만 개인 차원에서부터 학교 차원, 가정 차원, 사회 차원까지 다양한 경험을 동시에 연계할 수 있는 통합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는 학교 체인지메이커 교육의 긍정적인 사례인 동시에 학교를 넘어 실생활로 이어지는 배움과 삶이 통합된 교육으로서도 의미가 있다.
본 연구는 체인지메이커 교육의 다양한 모습을 열어가는 하나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절차중심의 방법론을 강조한 체인지메이커 교육이 있다면 변화의 주체로서 정체성과 마인드셋을 강조한 체인지메이커 교육이 있는 것이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사이버 공간 내 체인지메이킹 활동을 중심으로 한 체인지메이커 교육이 등장할 수도 있으며 이외에 다양한 상황과 주제가 융합된 체인지메이커 교육이 나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서로 다름을 존중하면서도 연계하여 하나의 체인지메이커 생태계로 풍성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정규 교육과정 속에 진행된 학교 체인지메이커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경험 과정을 세밀하게 탐색하고 분석한 국내 최초의 연구로서 의의를 가진다. 동시에 보다 정교한 질적연구 진행에 있어 한계점을 갖는다. 근거이론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가는 질적연구는 무엇보다 다양한 사례를 다룰 수 있는 포화상태를 만족하는 이론적 표집이 중요하나 학교 현장에서 수업과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는 상황에서 오는 물리적, 시간적 한계가 이론적 표집에서의 아쉬움을 낳았다. 앞으로 교육 현장을 여유있게 살펴볼 수 있는 환경을 고민하면서 다양한 체인지메이커 경험을 아우를 수 있는 연구를 기획하여 향후 질적연구 진행에 있어 제한점을 최소화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